서울 성북구 남대문중학교 조리실무사 A씨는 2023년 12월 급식실 안에서 김치 찌꺼기를 밟고 넘어져 크게 다쳤다. 왼쪽 무릎뼈가 으스러져 수술받은 뒤 3개월간 휴직했다. 근무 경력 11년 차였지만 부족한 일손에 서두르며 움직이다가 사고를 피할 도리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휴직 뒤 일터로 복귀한 그는 비슷한 사고를 또 당할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일한다.
A씨처럼 서울 공립 학교 급식실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규모가 지난해 총 183건으로 2024년(145건) 대비 26.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조리로봇을 확대했는데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공립 학교 전체에서 보고된 산재는 총 276건으로 2024년 232건 대비 19.0% 늘었다. 이 중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재는 2022년 95건에서 매해 늘어나 지난해 183건이었다. 시설관리(7건), 미화(7건) 등 여타 분야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동선을 효율적으로 만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산재 위험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곽씨는 “익숙한 장소에서도 급하게 다니다 보면 회전 솥 손잡이 등에 부딪히는 사고가 잦다”며 “실제 로봇은 자리를 상당히 많이 차지해 동선이 답답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60세 이상 노동자도 많은데 그분들은 급식로봇을 다루기 어려워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정 업무에서는 노동 강도가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19년 차 조리 실무사 B씨는 튀김이나 고기볶음 작업에서 신체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원래는 2∼3시간씩 튀김 작업을 할 때 손목으로 터는 과정에서 부담이 컸는데 그 작업을 안 해서 좋다”며 “전체 작업의 20% 정도는 도움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로봇 도입의 양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영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상진료조교수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음식업 서비스 로봇 도입이 직무와 작업장 안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튀김로봇 도입으로 2시간 이상 반복적인 목 굽힘 등 팔과 어깨의 부담은 사라졌지만, 재료 투입 준비와 배출된 음식 정리 작업에 따른 새로운 신체 부담이 확인됐다”고 짚었다. 곽씨 말처럼 로봇 때문에 조리공간이 더 협소해졌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비상정지 버튼 활용 교육, 로봇 청소 시 안전 문제에서도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며 “정기 교육 등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안전을 담보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