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됐던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물가 상승 우려가 크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신 위원은 하루 전날인 11일 한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경제가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고유가 2차 충격을최소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지난 4년 재임 기간 총 7번의 소수의견을 냈고 이 중 상당수는 금리인하 의견이었다.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해 1월과 4월, 8월, 10월, 11월 금통위에서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 위원은 최근 고유가로 물가 우려가 높아져 물가안정이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은 물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지금은 물가 우려가 있는 상황이고, 지금 의사 결정을 하라고 한다면 예전에 비해 물가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는 금리 정책 결정 우선순위로 ‘인플레이션’을 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로 한 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면 성장과 물가가 상충하는 상황이더라도 당연히 물가에 무게를 두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 물가에 미치는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물가와의 싸움이 생각보다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최근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주고 있다. 앞서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금통위원 중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난관 중 하나로 반도체 등 수출주도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 사이의 양극화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1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전체의 헤드라인 넘버(간판 지표)를 결정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가 지금 극단적인 상황으로 와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