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승객 약 47%가 경로 무임승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하철 평균 경로 무임승차 비율인 15.1%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11일 서울교통공사가 분석한 2026년 1분기 지하철 경로 무임승차 이용현황에 따르면 제기동역은 전체 승차인원 약 144만명 중 약 68만명이 경로 승차로 나타나 가장 높은 경로 무임승차 비율(47.2%)을 보였다. 이어 서울에선 동묘앞역(1호선) 42.0%, 청량리역 35.9%, 종로3가역(1호선) 32.4% 순이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관할 최남단역인 8호선 모란역은 35.9%로 확인됐다.
공사는 이같은 흐름이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2025년과 2024년 역시 제기동역, 동묘앞역, 청량리역 등을 중심으로 30~40%대 높은 비율이 유지되며 특정 역사에서는 경로 이용 비중이 구조적으로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 무임승차 인원은 청량리역이 약 76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종로3가역(1호선) 73만명, 연신내역 71만명, 제기동역 68만명, 창동역(4호선)·서울역(1호선)·고속터미널역(3호선) 각 63만명, 종로5가역 62만명, 선릉역 61만명, 사당역(2호선) 60만명이 뒤를 이었다.
주요 등산로와 가까운 일부 역에서도 경로 승차 비율이 높았다. 올해 4월1일부터 30일까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봉산역의 경로 승차 비율은 34%, 수락산역과 마천역은 각각 43%, 아차산역은 33%, 불암산역은 40%로 나타났다.
호선별로는 1호선의 경로 무임승차 비율이 21.6%로 가장 높았다. 8호선 18.8%, 5호선 17.3%, 3호선 16.8%, 7호선 16.5%, 6호선 16.0%, 4호선 15.9% 순이었다. 2호선은 10.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경로 무임승차 비율도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 2024년 14.6%였던 비율은 지난해 15.0%로 0.4%포인트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는 15.1%를 기록했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경로 무임승차는 어르신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이지만, 이용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특정 역사와 노선에 집중되면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로 무임수송 제도의 지속 가능을 위해서 국비 지원 등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공사는 무임 수송 손실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 관계 부처들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같은 수준의 국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공사는 지난달 15일 기획예산처,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국가보훈부에 공문을 보내 무임 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 법제화와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공문에서 “초고령화라는 구조적 인구 변화로 더 이상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 등 법제화가 지연될 경우 국비로 5761억원을 보전해달라”고 건의했다. 공사가 보전을 요구한 액수는 작년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 무임 손실액 7754억원의 74.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작년 무임 손실액 중 서울교통공사 손실액이 4488억원으로 58%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