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800 넘고 시총도 7000조원…반대매매도 그만큼 늘었다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불장을 이어가고 있다. 파죽지세 흐름으로 코스피가 7800선을 넘겼고 코스피 합산 시가총액도 7000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증시가 상승한 만큼 빚투와 이에 따른 반대매매도 큰폭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코스피가 아직 낮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은 증시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5월초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불장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증권사에 국세청이 칼날을 겨누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대해 국세청이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섰.

 

◆‘파죽지세’ 코스피 7800선 돌파...시총 7000조 넘어

 

파죽지세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가 7800선을 넘으며 코스피 합산 시가총액도 7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번 상승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톱이 이끌었다. 금융당국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 성향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리스크는 주의를 당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7775.31에 출발해 강한 상승세를 보여준 뒤 7800선을 넘어섰다. 이후 코스피는 7800선을 유지하며 전날 대비 4.32% 오른 7822.24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이며 각각 전날보다 6.33%, 11.51% 오른 28만5500원, 188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7800선을 돌파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 전망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JP모건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1만으로,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각각 9000으로 높여잡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가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및 빚투로 인한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부문 부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자본시장·회계 부문 현안 브리핑을 열고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 성향이 여전하고 올해 3월 초 반대매매 금액도 지난해 일평균 대비 22배 늘어난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50조원을 돌파했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5월초 수출 184억弗 역대 최고 1~10일 기준 전년 대비 43.7%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증시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8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증가하면서 종전 최대치였던 2024년 5월(168억달러)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36억9000만달러로 43.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8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49.8% 급증했다. 5월 1∼10일 기준 역대 최대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46.3%)이 절반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9.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1~10일 기준 역대 최대다. 이 외에도 컴퓨터 주변기기(382.8%), 석유제품(2.4%)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전체 수출의 55.3%를 차지하는 중국(81.8%), 베트남(89.3%), 미국(17.9%)이 모두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67억달러로 14.9%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원유(7.9%), 반도체(41.4%), 반도체 제조장비(129.7%), 석유제품(100.8%) 등의 수입이 늘었고, 기계류(-1.9%)는 감소했다. 특히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8.9% 증가했다. 중동 전쟁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원유 수입액은 1∼10일 기준 2월 20억달러, 3월 23억달러, 4월 28억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이달에도 28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 이어 메리츠증권 특별세무조사...금융권 확대되나

 

연일 불장에 함박 웃음을 지어야 할 증권사 중 유일하게 웃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메리츠증권이다. 국세청이 메리츠증권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섰다.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취약하다고 지적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언 이후여서 세정당국의 칼날이 금융권 전반으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요원을 보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사4국은 정기조사 외에 기업의 탈세 의혹 등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메리츠증권은 공격적인 투자은행(IB)·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2024년에는 PF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장검사를 받은 바 있다. 또 전직 임원은 재직 중 다른 금융기관에서 가족회사의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KCGI운용도 한양증권 인수라는 특정 이슈를 앞두고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특별세무조사가 메리츠금융지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금융지주를 조사하다가 증권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조사4국이 나온 이상 간단한 건은 아니라고 본다”며 “메리츠증권에서 불거진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금융지주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시에도 ‘사회적 신용’ 요건을 적용하도록 올해부터 법령이 변경된 만큼 특별 세무조사도 인가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세금 탈루 혐의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탈루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올해 3월 메리츠증권은 제60회 납세자의 날에서 고액납세자에 해당하는 ‘국세 3000억원 탑’을 수상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이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을 대상으로 비정기 조사에 나선 지 사흘 만에 이뤄져 세정당국의 조사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도 페이스북에서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 문제를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