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막았는데도 피해는 그대로?”…호주 ‘세계 첫 금지법’ 효과 논란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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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보유를 제한한 호주에서 “전면 금지가 해법이냐”는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호주 당국은 시행 초기 수백만 개의 미성년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온라인 유해 행위 피해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챗GPT 생성 이미지

Q. 호주의 청소년 SNS 금지법은 정확히 어떤 제도인가.

 

A.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이 SNS 플랫폼에서 계정을 만들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대상 플랫폼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X), 레딧, 트위치, 유튜브 등 10곳이며 법을 어긴 플랫폼에는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520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Q. 제한법 도입 이후 초기 영향은.

 

A. 호주 정부 규제기관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는 시행 후 첫 3개월간의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주요 플랫폼이 법 시행 이후 16세 미만 계정 약 470만개에 대해 삭제·비활성화·접근 제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2026년 3월 초 기준으로 추가로 31만개 이상 계정의 접근이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Q. 그런데 피해는 줄지 않았다는 건 무슨 뜻인가.

 

A. 온라인안전위원회는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피해 신고는 “전반적으로 뚜렷하게 줄지 않았”고, 2026년 1∼2월 사이버괴롭힘과 이미지 기반 성적 피해 관련 신고 건수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Q. 금지법에 대한 여론 반응은 어땠나.

 

A. 현지 여론은 비교적 우호적이었지만 정책 효과를 판단하려면 추가 근거가 필요하고, 현행 제도에 대한 보완 조치도 필요하다는 응답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월12∼14일 호주 성인 1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는 16세 미만 SNS 금지가 “지금까지 효과적이었다”고 봤다. 동시에 응답자의 97%는 정책 효과를 판단하려면 더 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추가 조치나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95%에 달했다.

 

Q.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A. 규제 대상 청소년들이 연령 확인을 손쉽게 우회할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온라인안전위원회는 상당수 청소년이 나이를 16세 이상으로 입력하는 방식만으로 계정을 유지하거나 새로 만들 수 있었고, 일부 플랫폼은 낮은 신뢰도의 나이 확인을 반복 허용해 사실상 우회 통로를 열어뒀다고 지적했다. 규제 대상 플랫폼에서 밀려난 청소년이 더 폐쇄적이고 감독이 어려운 온라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Q.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A. “연령 제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호주 플린더스대, 애들레이드대 연구진 등은 지난 2월 의학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게시물 추천 알고리즘 공개, 청소년 계정의 참여 극대화 알고리즘 기본 적용 금지, 시간제한, 플랫폼의 법적 책임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Q. 참고할 만한 다른 해외 사례가 있나.

 

A. 영국은 호주처럼 청소년 SNS 계정 보유 자체를 전면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플랫폼 내부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를 먼저 도입했다. 영국 개인정보감독기구(ICO)는 2024~2025년 SNS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중점 점검 대상으로 삼고, 아동 계정의 기본 공개 범위, 위치정보 기본값, 맞춤형 광고, 추천시스템, 연령확인 조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이후 일부 플랫폼은 아동 프로필을 비공개 기본값으로 바꾸거나 위치정보 노출을 줄이고, 미성년자 대상 맞춤형 광고를 중단·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