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가족들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온 7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 간과 신장을 기증하며 두 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6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김용분(76) 씨가 간과 신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2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 27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치료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고인이 남겼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는 생전 가족들에게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아픈 사람들을 살릴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일찍 생업에 뛰어들었다. 20대 중반 결혼해 3남매를 키웠으며, 남편이 개척교회를 세워 25년간 목회 활동을 하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키며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김 씨는 평소에도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미용 기술을 익혀 약 10년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미용 봉사를 이어왔고,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는 데 힘써왔다.
남편 오지환 씨는 “못난 남편 만나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해주지 못해 늘 마음이 아프고 눈물만 난다”며 “여보, 꿈에서라도 한 번 만나고 싶다.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평생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으로 사랑의 온기를 남기신 김용분 님과 가족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증자의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