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 유족 “우리 딸, 눈도 못 감고 죽어” 엄벌 호소

한밤중 광주 도심에서 흉기를 휘둘러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하고 남고생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를 받는 장모(24)씨가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 피해 유족은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했다. 피해 유족은 “딸이 눈도 못 감고 죽었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숨진 A(17)양의 아버지는 11일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가해자가 큰 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궁금한 게 많은데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하겠다”며 “우리 딸이 어떤 상황에서 119를 불러달라고 했는지, 핏자국이 진짜 우리 딸이 흘린 게 맞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눈도 못 감고 죽었다”며 “아빠 엄마가 보고 싶었는지 몰라도 눈을 못 감았다. 그게 진짜 마음이 아프다”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은 것에 대해 “우리 딸 좀 기억해달라고,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라고 덧붙였다.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갈무리

같은 날 A양을 돕다 크게 다친 B(18)군도 부모와 함께 추모 현장을 찾아 유족과 만났다.

 

유족은 B군에게 “딸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B군은 “(A양을) 살려주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쏟았다.

 

경찰은 장모(24)씨에 대한 혐의 입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여부도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씨를 상대로 2차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씨를 상대로 진행한 진단검사(PCL-R)에서는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는 장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장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장씨의 범행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매우 짙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팀장은 “일반적인 살인 사건은 원한이나 치정, 금품 목적의 강도, 성폭력 등 특정 동기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장씨는 숨진 여학생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고 함께 데려가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범행 당시 음주나 약물 복용 상태도 아니었고, 정신질환 치료 이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분노를 표출했다고 진술하면서도 범행 이후 별다른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찰 입장에서는 사이코패스 성향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불분명한 범행 동기를 꼽으며, 이 같은 유형의 범죄는 사전 예방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A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던 중 범행 충동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며,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른바 ‘이상 동기 범죄’(묻지마 범죄) 유형으로 보고 있다. 또 장씨가 범행 후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