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어제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원심은 노씨의 범행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의 동력”이라고 규정했다. 계엄 사태 후 약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계엄의 위헌·위법성이 대법원에서 인정된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고 1심 법원이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에도 불복으로 일관해 온 이들에게 이제라도 생각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
노씨는 성범죄 전력으로 2019년 불명예 제대해 계엄 사태 당시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그런데도 계엄 선포 후 꾸려질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구성을 주도하는 등 계엄 모의에 깊이 관여한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수첩에선 ‘북한 공격 유도’, ‘국회 봉쇄’, ‘정치인·언론인·판사 수거’ 같은 섬뜩한 문구가 발견됐다. 수첩의 증거 능력을 놓고 다툼이 있긴 하나 노씨가 계엄의 설계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2차 종합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오길 고대한다.
계엄 사태 후 한국 사회는 윤 전 대통령의 행동이 내란이냐 아니냐를 놓고 두 쪽으로 갈라졌다. 헌법에 의하면 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에만 선포해야 한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의 견제로 국정 운영이 뜻대로 안 되자 야당 무력화를 위해 계엄 카드를 선택했다. 군대를 동원해 삼권분립 원칙 폐기와 정부 권력 극대화를 시도한 행위가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헌재 결정에 이은 대법원 판결로 “계엄 선포는 내란이 아니다”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은 아직도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위해 계엄 선포는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편다. 심지어 계엄이 아니고 국민을 일깨우려는 ‘계몽’이란 궤변을 늘어놓는 이들도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12·3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며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하겠다. 특히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선택을 받으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