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발맞춰 공언한 ‘교수 확충’ 방침이 교육 현장에선 ‘신규 수급 없는 인력 유출’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대 전임교수 증원은 실제 인력 순증이 아닌 기금교수의 신분 전환에 따른 ‘착시 현상’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지방 사립대의 교수진은 줄고 학생은 증가하며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는 암울한 분석마저 나온다. 교육부의 장밋빛 청사진이 현장에서는 오히려 교육시스템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가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국립대 의대 9곳의 의과대학 교수 총원은 2024년 1987명에서 올해 2113명으로 2년간 126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6.34%로, 같은 기간 급격히 진행된 의대 정원 확대 속도에 비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도 있다. 의대 정원은 2024년 대비 2025년 한 해에만 무려 49.35% 폭증했다. 조정기를 거치는 2027년에도 2024년 대비 16.02% 늘어난 규모를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이 수치마저 ‘착시 현상’이라는 점이다.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은 “일반적으로 국립대 의대 및 교육, 수련병원은 전임·기금·임상교수가 모두 학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에 참여하고, 연구 및 진료도 함께 하는 구조”라며 “교육부 발표상 전임교수 숫자는 증가했으나, 대부분 기금·임상교수들이 전임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의 빈자리가 모두 충원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교육에 참여할 전체 교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사립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르칠 학생은 늘었지만 교수진은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심화했다. 사립대 30곳 중 16곳의 교수 인력이 감소했는데, 이 중 75%(12곳)가 지방 의대다. 특히 인제대의 경우 2022년 664명이던 교수진은 매년 줄어 2026년 528명까지 떨어졌다. 5년 만에 전체 교수의 약 20.4%(136명)가 학교를 떠난 셈이다. 반면 인제대 모집 정원은 기존 93명에서 향후 2031년까지 112명으로 확대된다.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까지 도입되면 ‘교육시스템 붕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김용태 의원은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전환해 숫자만 맞추는 것은 의료개혁의 본질을 흐리는 땜질식 대응”이라며 “정부는 의대 증원 속도에 맞는 교수 순증과 실질적인 인프라 확충 계획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부실 교육 구조가 고착하면 지역 의료 인력의 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며 “정부는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기초의학 교수 확보와 교육 현장의 실질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