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포퓰리즘 긴축 안 돼… 지금은 투자할 때”

국무회의서 적극 재정 강조

“코스피 저평가 완전한 해소 안 돼”
‘국장 복귀’ 조세특례 시행령 의결

李, 배드뱅크 돈벌이 행태 질타에
‘상록수’ 주주사 9곳 지분매각 결정
장기연체 11만명 ‘추심 굴레’ 벗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대에는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국가의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소비쿠폰이 100만원의 재정 투입을 통해 143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는 연구결과를 언급하며 “이런 객관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마치 돌림노래처럼 긴축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사회 일각에 존재한다. 국가채무를 명분으로 들고 있는데 사실상 민생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한때 절약이 미덕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이고 돈이 안 돌아서 문제인 사회”라며 “이럴 때는 투자를 통해 경제가 순환하게 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발했다.

 

“20여년 전 카드 연체 아직도 추심한다니…”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 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서 국민 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탁 기자

이 대통령은 내년 정부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예산 총액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데, 효율성을 높이면 총액을 늘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며 “세상도 많이 변했고,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에 소위 ‘저효율 사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李 “금융기관, 공적 부담도 져야”

 

이 대통령은 2002∼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질타하며 필요하면 입법을 해서라도 해결책을 찾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상록수를 겨냥해 “당시 연체 채무자들, 가입자들을 모아 관리하는 곳에서 아직도 아주 열심히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이자가) 10배, 20배 늘어나서 집안의 콩나물 한 개 팔아서라도 다 갚아야 한다. 이게 국민적 도덕 감정에 맞나”라고 물었다. 이어 “카드 사태 때 카드회사, 금융기관들이 다 정부 세금으로 도움받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원인이 됐던 우리 국민의 연체 채권을 악착같이 지금도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원씩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백몇십억 이렇게 배당을 받고 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질책 후 금융위원회는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 관련 회사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고 상록수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하나은행·KB국민은행·IBK기업은행·신한카드·KB국민카드·우리카드·유에셋대부·카노인베스트먼트·나이스제삼차 등 상록수 주주사 9곳이 모두 참석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상록수 보유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록수의 청산으로 약 11만 명의 장기연체 채무자가 약 8450억원 규모의 ‘장기 추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 출발의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꼭 가능하게”

 

이 대통령은 최근 국내 주식 시장 동향과 관련해선 “지금도 제가 보기로는 (한국 주식 시장) 저평가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이 가능하게 꼭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지난 3월 말 국내 주식시장에 복귀하는 ‘서학개미’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세부 기준을 담은 시행령(조세특례제한법 개정령안) 등도 심의·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는 “국제 원유가격은 내렸는데 석유 최고가격이 자꾸 오르냐, 이런 소리를 일부에서 하던데 이건 근본적으로 잘못된 지적”이라며 “(시장에 맡겨놨을 경우라면 정제유 가격이) 2500∼2600원 정도 갔을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 보고를 듣고는 “정말로 꼭 해야 될 것은 입법으로 하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 사항들은 가능하면 입법 없이 신속하게 하라”며 시행령의 적극적인 활용을 주문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