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은 매일 히어로가 바뀐다”…삼성, 전병우의 그랜드 슬램 앞세워 LG 꺾고 8연승 달리며 2위로 ‘점프’ [잠실 현장 리뷰]

[잠실=남정훈 기자] 되는 집안은 돌아가며 매일 히어로가 바뀐다. ‘사자군단’이 지금 딱 그렇다. ‘히어로’(김영웅)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병우의 만루 홈런을 앞세워 삼성이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이제 선두 등극도 보이는 삼성이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상황에서 삼성 전병우가 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삼성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와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터진 전병우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9-1로 이겼다. 8연승을 달린 삼성은 시즌 성적이 22승1무14패가 되며 3연패의 늪에 빠진 LG(22승15패)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이날 SSG에 1-5로 패한 선두 KT(23승1무13패)에도 한 경기 차로 다가섰다. LG와의 주중 3연전 결과에 따라 2위를 넘어 선두까지 올라설 수 있는 삼성이다.

 

이날 경기는 선발 등판한 삼성 최원태와 LG 임찬규의 호투로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기선을 제압한 건 삼성이었다. 1회 1사 후 구자욱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디아즈가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냈다. 박승규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 2사 1,2루를 만들며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삼성이었지만, 1루 주자였던 박승규의 리드 폭이 긴 걸 놓치지 않은 LG 박동원이 1루 견제로 박승규를 잡아내며 이닝을 끝내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장승현을 병살타로 잡고 수비를 마친 LG 선발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선두타자 삼성 이재현이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삼성 선두타자 이재현이 솔로 홈런을 날린 후 정병곤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24시즌을 마치고 LG 소속으로 FA 자격을 얻었으나 LG로부터 별다른 계약 제의를 받지 못하고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던 최원태는 ‘친정팀’ 타자들을 연신 돌려세웠다. 최고 152km를 찍은 포심(38구)과 투심(13구)도 152km까지 나올 정도로 이날 최원태의 공에는 힘이 있었다. 커터(19구)와 체인지업(15구), 커브(3구)까지 골고루 섞어던진 최원태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으로 주자를 꽤 내보냈지만, 직선타 더블아웃 포함 병살타만 3개를 유도해내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임찬규도 1회엔 흔들렸지만, 2회부터는 특유의 완급조절을 앞세운 관록투로 5.1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자책)으로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경기 중반부터 진행된 불펜 싸움에서 먼저 웃은 건 LG였다. 선발 최원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이 몸에 맞는 공과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고, 삼성 벤치는 아시아쿼터 우완 불펜 미야지(일본)을 올렸다. LG의 주장 박해민이 미야지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박동원이 볼넷을 얻어내며 2사 1,2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바뀐 투수 좌완 배찬승이 홍창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가 6회말 무사 1,2루 상황에서 LG 오스틴을 병살타 처리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가 6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LG 천성호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구자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위기 뒤 기회라고 했던가. 삼성 타선은 곧바로 LG 불펜을 두들겼다. 2024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서 LG로부터 4년 총액 52억원을 옵션 없이 풀보장 받은 장현식이 8회 마운드에 섰지만,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김성윤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장현식은 구자욱과 최형우를 범타 처리했지만, 폭투에 이어 디아즈를 고의4구로 걸렀다. 박승규가 빗맞은 3루 내야안타로 기회를 이어줬고, 2사 만루에서 전병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김영웅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오랜 시간 삼성의 핫코너를 지키고 있는 전병우는 시즌 초반의 뜨거웠던 타격감이 다소 식은 상황. 이날도 이 타석 전에 2타수 무안타 볼넷 1개에 그쳐있었다. 3루측 삼성 응원단에서는 “만루홈런~전병우, 만루홈런~전병우”라는 응원이 흘러나왔다. 만루 기회에서 으레 나오는 응원소리였고, 그 누구도 여기에서 전병우가 만루홈런을 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없었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상황에서 삼성 전병우가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상황에서 삼성 전병우가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삼성 응원단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볼카운트 2B-1S에서 전병우는 장현식의 시속 131.3km짜리 슬라이더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것을 그대로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시속 160.4km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전병우의 시즌 3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만루포였다. 키움 소속이었던 2020년 9월9일 인천 SK전, 2021년 5월18일 대구 삼성전에서 만루포를 터뜨린 바 있다. 전병우의 벼락같은 깜짝 만루포로 삼성은 5-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패색이 짙어진 LG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8회 공격에서 올 시즌 삼성의 셋업맨으로 자리잡은 좌완 이승민을 상대로 구본혁이 볼넷, 오스틴이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번 천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송찬의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찬물을 확 끼얹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 타선은 9회에도 LG 마운드를 두들겼다. 지난달 21일 SSG전을 끝으로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이날 복귀한 삼성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9회 선두타자로 나서 함덕주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재현의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였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 전병우가 만루홈런을 날린 후 홈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 전병우가 만루홈런을 날린 후 홈인해 선행주자 박승규, 김성윤, 디아즈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세혁의 안타와 김성윤의 볼넷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든 삼성은 구자욱과 최형우가 연속 적시타를 때려내며 8-1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삼성 타선에게 자비는 없었다. 디아즈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함덕주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여섯 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한 끝에 무사 만루의 위기를 남기고 마운드를 김진수에게 넘겼다. 박승규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난 가운데 다시 한 번 만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전병우는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5타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점수 차가 넉넉해진 삼성은 9회 마운드에 우완 이승현을 올렸고, 이승현은 피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