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산악지대와 무너진 재난 현장, 모두가 숨죽여 기적을 기다릴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뛰어들어 희망을 짖었던 ‘네 발의 소방관’이 이제 무거운 구조견 조끼를 벗고 평범한 반려견으로 돌아간다.
경남도소방본부는 지난 8년간 도내 곳곳의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의 핵심 축으로 활약해온 119구조견 ‘투리’(저먼 셰퍼드·8세·사진)가 명예로운 은퇴를 앞두고 새로운 가족을 찾는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2017년에 출생해 훈련기간을 거쳐 2020년 경남소방 수색작전에 처음 투입된 투리는 산악과 재난 공인 2급 자격을 보유한 베테랑 구조견이다. 투리가 지난 8년간 소방대원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된 횟수만 총 108회.
2020년 경남 합천군에서 80대 실종 어르신을 극적으로 구조하며 첫 생존 발견 소식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2025년 사천시에서 발생한 10대 실종자 수색현장에서도 투리는 실종자를 찾아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지금까지 투리가 구조해낸 소중한 생명은 총 4명이다. 골든타임이 생명인 수색현장에서 투리의 코끝은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의 빛이었다.
투리의 이번 은퇴는 ‘119구조견 관리운용 규정’에 따라 8세 이상의 노령견으로 분류되면서 결정됐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넘긴 나이인 투리에게 이제는 ‘수색’이 아닌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남소방본부는 투리가 은퇴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20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상 분양 접수를 진행한다.
소방본부는 신청자의 거주환경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현장심사를 거쳐 투리를 가장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는 가족을 선정할 계획이다.
윤영찬 119특수대응단장은 “사람의 수색 능력을 보완하며 험준한 현장을 누볐던 투리가 이제는 따뜻한 가정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도민의 생명을 위해 헌신한 구조견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신중하고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