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업체 차별 논란 한 달 만에 국내 공급망 기여 평가로 개편 보조금 문턱 80점→60점 하향 “오락가락 정책… 불확실성 증폭”
올해 7월부터 평가를 통과한 자동차 제작사의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되는 가운데, 평가 항목을 두고 ‘수입 전기차 배제’ 논란이 일자 정부가 한 달 만에 세부기준을 다시 수정했다. 정책을 수시로 바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뉴스1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확정하고, 7월부터 해당 기준을 통과한 전기차 제작·수입사만 보조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3월 기후부는 전기차 보조금 산정 체계를 기존 차량 성능·가격 중심에서 국내 투자, 고용, 기술개발 기여도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개한 최초 평가기준에 ‘국내 특허 보유’ 등이 포함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내 업체에 비해 고용·투자 실적이 부진한 미국 테슬라, 중국 BYD(비야디) 등 해외 업체들이 보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다.
국회 및 업계에서 비판이 확산하자 새로운 선정 기준이 발표됐다.
수입차 차별 논란이 제기된 평가항목 중 ‘특허 보유·출원 현황’,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국내 산학 협업 역량’은 결국 최종 기준에서 삭제됐다.
수정된 평가기준은 총점 100점 만점으로 구성됐다. 기후부는 120점 만점 체계에서 가점을 없애 최고 100점까지 받을 수 있게 했고, 통과 점수도 기존 80점에서 60점으로 대폭 낮췄다.
국내 공급망 기여도를 전체 100점 중 40점으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항목별로 보면 기술개발 역량(10점), 공급망 기여도(40점), 환경정책 대응(15점), 사후관리·지속성(20점), 안전 관리(15점)로, 5개 분야 13개 세부 평가항목으로 나뉜다.
공급망 기여도의 경우, 사업자가 국내 전기차 가치사슬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지를 중점 평가한다. 국내 전기차 양산라인을 운영 중이면 10점을 받는다. 다만 국내에 생산설비가 없어도 3점은 받는다. 기술개발 중 연구개발(R&D) 평가 항목은 최고점(5점) 기준이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 500억원 이상(승용차 기준)’으로 대부분 제작사가 만점 받을 수준으로 설정됐다.
일각에서는 정책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시행 2~3개월 전에 정책을 발표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대응이 어렵고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며 “수시로 정책을 바꾸면 정책 신뢰감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