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올 들어 21조원 넘게 늘어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액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66조64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1조3392억원 증가한 규모로, 지난해 연간 증가액(24조1029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67조29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821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5대 은행이 기업대출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1.7%)보다 낮은 1.5%로 설정했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도하게 높은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정부는 대출 총량 관리 등을 통해 2030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 비율은 88.6%에 이른다.
주요 은행의 기업대출은 대기업 위주로 늘었다. 은행이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개인사업자보다 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대기업 대출 위주로 영업한 셈이다. 전체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182조901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2조6027억원 증가했다. 올해 기업대출 전체 증가분의 59%를 대기업이 가져갔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357조299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조3062억원 늘어났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325조8628억원으로 1조4303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편 올해 1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46%로 지난해 말(0.37%)보다 0.09%포인트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은 기업 연체율이 0.40%로 전분기 말보다 0.12%포인트 뛰었고, 신한은행은 대기업 연체율이 0.05%에서 0.15%로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연체율이 0.61%로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역대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