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찾은 경북 경산시 자인면 교촌리 일대의 한 시유지.
녹지 보존을 목적으로 지정된 토지 일부가 처참하게 파헤쳐진 상태였다.
중장비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깊은 바퀴 자국과 함께 땅을 파헤쳐 나온 돌들로 가득했다.
도로와 인접한 구간에 설치돼 있던 공공 시설물인 옹벽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참히 부서져 파편이 사방으로 뒹굴었다.
지방자치단체 허가 없이 공공 자산인 시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하고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이곳에서 한 주민이 중장비인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토지를 무단으로 훼손하다가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적발된 주민은 지자체의 사전 허가나 어떠한 행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토지를 깎아내고 형질을 변경하는 등 무단 개발 행위를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국유지나 시유지는 엄연한 공공의 재산인데, 개인 소유지처럼 중장비를 끌고 와 파헤치는 모습을 보고 황당했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 같은 무리한 불법 공사의 배경에는 해묵은 이웃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경산시 조사 결과, 해당 주민은 수년간 이웃 주민과 출입로 통행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주민은 이웃과의 사적인 길 싸움이 해결되지 않자, 인접한 시유지를 깎아내 직접 도로로 만들려다 무리한 불법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산시는 현장 조사를 벌여 불법 훼손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주민을 상대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민원 조정을 넘어선 명백한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시 회계과 관계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무단 점유 및 훼손 기간에 대한 변상금을 엄정히 산정해 부과할 방침”이라며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고의성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형사 고발 등 법적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