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포로로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포로 생존자들에게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다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박형민 판사는 14일 고광면(95)씨 등 국군포로 생존자 5명이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들은 1인당 2100만원씩 총 1억500만원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청구액 전부를 인용했다.
법원은 2020년 7월 고(故) 한재복 씨 등 2명이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 이후 같은 취지의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2023년에는 고 김성태, 유영복(96)씨 등 3명이 북한을 상대로 한 손배소에서 승소한 바 있다.
고씨와 김종수(95), 이선우(96), 이대봉(95), 최기호(98)씨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후에도 남한으로 송환되지 못하고 탄광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며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북한 측에 청구했다.
국군포로가족회에 따르면 고씨는 1953년 5월 군 복무를 하던 중 중공군에게 붙잡혀 북한으로 인계됐다. 약 두 달 뒤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고씨는 대한민국으로 송환되지 못한 채 포로수용소와 탄광에서 강제 노역을 해야 했다. 이후 2001년 11월 두만강을 건너 탈북, 귀환했다.
다만 고씨 등이 실제 북한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북한 정권과 김 위원장에게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릴 방법이 없어 소장을 공시송달하는 방식 등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다.
현재 국내에 생존한 탈북 국군포로는 이번 소송의 원고 5명과 유영복씨 등 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