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일시수령 83%… 안정적인 노후자금 무색 [경제 레이더]

당국, 조기 인출 최소화 나서

퇴직연금 수급자의 80% 이상이 연금 대신 일시금 수령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수령자 대다수도 10년 이하 단기 수령에 그치는 등 퇴직연금이 단기 자금으로 소모되자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4일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퇴직연금의 장수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를 열고 관련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은퇴 후 예상보다 오래 생존해 노후 자금이 부족해지는 ‘장수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수급자의 80% 이상이 연금 대신 일시금 수령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뉴스1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60만1000명 중 83.5%인 50만2000명이 일시금을 수령했다. 연금을 택한 비율은 16.5%(9만9000명)에 불과했다. 연금 수급자 중에서도 81.8%가 10년 이하의 수령 기간을 선택했고 20년 초과 수령 비율은 2.3%에 그쳤다.



당국은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은퇴 이전 단계에서의 조기 인출 최소화에 나선다. 이직 과정 등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해지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적립금 담보대출 등 대체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금 수령 시점까지 적립금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금 수령 기간을 장기화하기 위한 상품 기반도 확충한다. 사망 시 잔여 적립금을 반환하는 구조의 종신연금 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자산배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 운용을 도울 방침이다. 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등 연금 수령기에 적합한 안정적 수익 상품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퇴직연금은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목돈’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지급되는 ‘평생소득’인 만큼 노후 대비를 위한 원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도록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과 고용부는 세미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반기 중 적립부터 인출까지 다양한 사례를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