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권 없는 부주석이 공항 영접… 9년 전 ‘특급 의전’과는 온도차 [미·중 정상회담]

사실상 ‘반은퇴’ 한정 내보낸 習
트럼프 첫 방중 땐 국무위원 영접
NYT “中 ‘특별대우 없다’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첫 순간부터 중국이 미묘한 외교적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밤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중국 측에서는 영접에 지위는 높지만 실권이 거의 없는 한정 국가부주석을 내보냈다. ‘특급 예우’를 받았던 2017년 첫 방중 때와도 대비된다는 평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한 부주석의 공항 영접에 대해 “고위직이지만 사실상 명목상의 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을 보냈다”며 “중국이 의례적인 지도자를 선택하며 상징성보다는 실질적인 효과를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날 분석했다.

한 부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 7인에 이어 권력 서열 8위에 해당한다. 2022년 10월 중국 권력의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났다. 2023년 3월 부주석으로 취임한 이래 고위 외교 사절로 활동하며 의례적 역할을 맡으며 사실상 ‘반은퇴’ 상태다. 지난해 1월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참석하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국빈 방문의 영예를 누리겠지만, 특별한 대우를 받지는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보다 다소 격이 떨어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영접을 받았다. 통상 장관급인 외교부장이 영접을 맡음에도 이례적으로 중국 최고 외교관이 맞이에 나선 것이다. 신화통신은 당시 “두 정상 간 회담에 중국이 얼마나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예를 들며 중국의 환영 방식을 풀이했다. 2009년 첫 방중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차기 지도자로 유력했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의 영접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 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던 2014년 방중에서는 왕이 외교부장이 영접에 나서며 상대적으로 격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변화에도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들을 공항에서 맞이하도록 내보내는 인사들의 직급은 여전히 다른 나라 지도자들을 대할 때보다 높다. 2024년 국빈 방문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 부주석보다 직급이 낮은 선이친 국무위원의 영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