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北 여자축구 응원단 논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감격이 채 가시기 전인 그해 9월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화제는 북한 선수단이 아니라 부산 다대포항에 정박한 만경봉호에 묵던 280명의 ‘미녀응원단’이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끌며 이들이 등장하는 경기장은 연일 매진행렬이 이어졌다.

다른 이슈는 인공기 게양이다. 개막전부터 인공기 게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치적 목적이 아닌 ‘스포츠’ 측면에서 게양이 허락됐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일부 보수단체들이 인공기와 김정일 초상화를 찢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8년 평창올림픽 국기 게양식 때는 ‘주적’인 북한의 인공기에 예를 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군이 아닌 민간 게양 요원이 대신하는 일도 있었다. 북한을 실체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보안법 때문이다.



북한 여자축구클럽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0일 수원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방문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정부가 이번 경기 응원 지원에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이번 경기가 남북 간 상호 이해를 넓히는 데 일정 부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원금은 경기 입장권 구매는 물론 각종 응원 도구 제작과 이동 지원 등 활동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 언어와 이념을 초월하는 게 스포츠다. 다만 올림픽·월드컵 등 국가 차원의 이벤트도 아닌데 민간 교류에 굳이 정부까지 나서야 하느냐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산가족 교류 같은 인도적 차원과도 결이 다른 이벤트다. 더욱이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남한을 향한 핵공격도 가능하도록 헌법을 고쳤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조선중앙TV에 한국을 ‘남조선’이라는 표현 대신 ‘괴뢰’라고 불렀다. 이번 행사가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한층 경색된 남북의 긴장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다면 국민도 응원 지원금 사용에 흔쾌히 동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