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두나무에 1조 투자… 3년 만에 차익실현 한 ‘카카오’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 하나은행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지분 1조원을 투자했다. 전통적인 금융영역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사업인 가상자산까지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지분투자로 하나은행은 두나무 4대주주 지위를 획득했다. 아울러 2022년부터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며 3대주주로 자리매김했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의 완전자회사)도 3년 만에 차익실현을 하며 1조원이라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

 

두나무. 연합뉴스

◆하나은행, 두나무 지분 확보...4대주주

 

하나금융지주가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린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에 따르면 자회사 하나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현재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가지고 있는 두나무 지분 일부인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취득은 하나금융지주 설명대로 기존 전통금융이 아닌 디지털자산이 금융 생태계를 주도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나은행은 “금융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최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사업으로 구축해 활발히 논의 중이었다. 하나증권의 토큰증권(STO) 플랫폼 등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협력하던 와중에 1조원이라는 지분투자가 이루어진 만큼 양사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협력 속도는 매우 빨라질 전망이다.

 

투자규모 역시 주목 받고 있다. 하나은행이 투입한 1조원은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 자기자본 36조734억원의 2.78%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1조원의 지분투자를 전액 현금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거액의 현금지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은행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 6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지분투자로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취득, 4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두나무 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25.51%를 보유 중이다. 이어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 10.58%, 우리기술투자 7.2%, 한화투자증권 5.93% 순이었다.

 

◆카카오인베, 3년 만에 두나무 지분 차익실현

 

1조원의 거금을 순수 현금으로 손에 쥐게 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눈에 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다가 하나은행과의 이번 지분거래로 두나무 보유주식이 기존 369만50주에서 140만6050주로 줄어들게 됐다. 지분율도 기존 10.58%에서 4.03%로 감소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간의 지분거래가 끝나면 두나무 주주 구성은 △송치형(25.51%) △김형년(13.1%) △우리기술투자(7.2%) △하나은행(6.55%) △한화투자증권(5.93%) △카카오인베스트먼트(4.03%) 순이 된다.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지분을 지난 2022년 취득했다. 카카오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지분 58만여주(1주당 200만원)를 취득하면서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두나무와 SK텔레콤 지분 등 현물을 대가로 넘겼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두나무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해 2021년까지 지분취득을 늘려 377만484주까지 확대했었다. 이듬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취득하면서 두나무 주식 369만주를 대가로 넘긴 것이다.

 

당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받은 두나무 지분 가치는 5780억원(현물출자 가액)이었다. 이를 1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5만6638원이다. 이번 하나은행과의 거래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넘긴 두나무의 1주당 가격은 43만9252원이다. 이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산정한 1주당 교환가액과 동일하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모회사 카카오로부터 두나무 지분을 취득할 당시와 비교하면 1주당 28만2614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두나무 지분 매각에 대해 “미래 투자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