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도 조심…초등교사 86% “아동학대 신고·소송 불안”

담임 기피 이유 1위는 ‘학부모 상담·민원 어려움’
초등교사 57% 최근 1년간 이직·사직 고민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아동학대 신고나 소송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관련 법 적용 기준 문제 등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지적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제주교사 추모 교권보호 대책 요구 전국 교원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제주교사 순직 인정과 교권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유·초·중등·특수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2026 스승의 날 맞이 교사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발표는 이 가운데 초등교사 5462명의 응답을 별도로 추출해 분석한 내용이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교사의 85.8%는 아동학대 신고·피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학교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자주 느낀다’는 응답이 43.1%, ‘가끔 느낀다’는 응답이 42.7%였다. 반면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4.7%,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1.1%에 그쳤다.

 

아동학대 관련 법령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복수응답)으로는 ‘정서적 학대 등 모호한 법 적용 기준으로 인한 정당한 교육활동 위축’이 82.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무분별하게 악용되는 고소 남발’이 80.5%를 기록했다.

 

초등교사노조는 현행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의 기준이 모호해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행위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은 수업이나 생활지도 중에도 내 말 한마디가 피소로 이어질까 걱정한다”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아동복지법의 실질적 개정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1년 사이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초등교사는 57.3%로 집계됐다. 사직을 고민한 주요 원인으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 가장 많았다. 

 

또 초등교사들이 담임교사를 기피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어려움’이 8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초등교사노조는 “교단 전체가 민원 압박에 노출된 구조적 현실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