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정형화된 관광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의 창의적 관광'을 선보인다.
도는 ‘2026 지역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총 9개 관광 사업을 최종 선정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도내 곳곳의 숨은 관광자원을 민간이 직접 관광상품으로 기획·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행정이 기획, 민간은 참여”…기존 관광 사업과 차별화
이번 사업은 도가 '기획자'가 아닌 '지원자'로 물러났다는 점이다. 도는 이달부터 본격 추진되는 9개의 사업에 각 1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대규모 시설 조성 대신 관광 콘텐츠 자체에 투자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존 지역 투어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수익성' 기반의 지속 가능성이다. 선정된 9개 팀은 직접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며 자생력을 시험한다.
◆자전거 타고 골목 탐방…청년 감성 입힌 관광 실험
먼저 청년주도형 사업은 5개 팀이 선정됐다. 기존 자연·힐링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 청년층의 취향과 소비문화를 반영한 참여형 콘텐츠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가 상대적으로 중장년층 중심 관광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젊은 층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다.
대표적으로 증평 벨포레와 연계한 ‘충청 로컬 웨딩 스냅 투어’는 여행과 사진 촬영을 결합한 관광상품이다. 충주의 ‘슬로우 라이프 체험 관광’은 남한강 물길을 따라 걷고 머무르는 감성 여행 콘셉트로 구성됐다.
청주에서는 무심천을 배경으로 한 ‘브롬톤 피크닉 투어’가 선정됐다. 자전거 라이딩과 지역 먹거리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청년층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또 청주 청년 상인 협동조합의 ‘묘(描)한 하루’는 도심 골목과 문화 공간을 연계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다. 청년 창업 공간과 지역 상권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청주 청년 브랜드 크롤링(CHEONGJU BRAND CRAWL)’은 청년층이 운영하는 카페·펍·로컬 브랜드 등을 순회 탐방하는 도시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크롤링(crawling)’은 여러 곳을 이동하며 즐기는 문화적 행위라는 의미로 성안길 등 청주 원도심의 청년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미식·와인·농촌 체험…지역 ‘맛과 멋’ 관광이 된다
지역주도형 사업은 충북 각 지역의 생활문화와 농촌·미식·전통 자원을 관광상품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역 상권과 특산물, 주민 참여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 성격이 강하다.
청주에서는 지역 미식의 뿌리를 찾아가는 ‘청주한상’ 미식 여행이 선정됐다. 지역 식당과 식재료, 전통 음식 스토리를 결합해 관광객들이 청주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진천에서는 불멍과 BBQ, 별 관찰, 느린 우체통 등을 결합한 감성 농촌 체험 행사가 추진된다. 도시 관광객들이 농촌에서 하루를 머물며 휴식과 감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영동은 지역 대표 자원인 와인을 중심으로 한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와이너리 체험과 지역관광을 연계해 ‘와인 관광지’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괴산 두모실 마을에서는 전통 농촌 마을의 생활문화와 정취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 고유의 문화를 관광 콘텐츠로 녹여낼 예정이다.
◆성과 등 지속성 검증…"충북 관광 지형 바꿀 계기"
도는 이번 시도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게 ‘수익성’에 기반을 둔 자생력을 강조했다. 선정된 팀들은 직접 예약과 판매로 시장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시험하게 된다. 도는 사업 종료 후 관광객 수와 사회계관계망서비스(SNS) 언급량, 매출 규모,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성과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여기서 검증된 우수 모델은 향후 충북 관광의 핵심 콘텐츠로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현장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충북만의 색다른 관광 경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민간과 청년이 주도하는 새로운 관광 사업의 시도가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