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다시 고개…서울 집값 자극한 임대차 불안

전셋값 10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
양도세 중과 재개에 집주인 ‘버티기’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전셋값과 월세까지 함께 뛰면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움직임도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은 늘고 있는데 정작 시장에 나오는 집은 줄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시작되자 집주인들이 집을 팔기보다 ‘버티기’에 들어간 영향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55% 상승했다. 지난 3월(0.39%)보다 상승폭이 커지며 세 달 만에 확대됐다. 서울 전셋값은 0.66% 올라 2015년 9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월세가격도 0.63% 오르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15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인다. 뉴시스

◆전세 매물 4개월 새 25% 감소

 

시장에서는 전세 물건 감소세가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1일 2만3060건에서 이날 기준 1만7099건으로 25.9%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규제가 강화된 데 이어 지난 10일부터 양도세 중과까지 재개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연구원 조사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전세 시장 심리가 동시에 살아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4.9로 전월보다 7.1포인트 상승했고, 서울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19.4로 4.2포인트 올랐다. 수도권 전체 매매 소비심리 역시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에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세난이 매매시장까지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구조변화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전셋값 상승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 매매시장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임대차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이 오르면 집값이 따라 오르고, 집값 상승은 전세 불안으로 이어지는 연쇄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안내문. 뉴시스

◆“강남 급매물 소진…외곽으로 확산 가능성”

 

전문가들도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시장을 끌어올린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양도세 중과 시행 전에 강남권은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고 (지금은) 호가를 다시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수세가 강하게 붙지 않고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대출 규제가 강해 매수자들의 가격 부담이 이어져 실제 거래는 많지 않다”며 “당분간 매물은 줄고 호가는 오르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은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중저가 지역에서 실수요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 소장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월세 시장 불안이 심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저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경기 외곽과 인천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양도세 중과 자체보다 최근 몇 달간 시장을 움직인 건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에 대한 불안 심리”라며 “공급 부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매매시장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