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동물을 숨긴 채 비행기에 탑승하거나 희귀동물을 몰래 들여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거북이의 밀수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급등한 희귀 외래생물을 판매할 목적으로 밀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11월1일 해외에서 우편물로 몰래 들여오려던 검은가슴잎거북 한 마리가 인천공항우편세관에서 걸렸다. 동남아 고유종인 이 거북은 멸종위기종으로 국가 간 거래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몸길이가 10∼15㎝로 작아 사육이 편하고 톱니 모양인 등껍질 테두리 등 독특한 외형 때문에 수집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밀수가 빈번한 종이다.
이 거북은 충남 서천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운영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동물 보호시설로 옮겨져 2년6개월여 지내다 원서식지인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인천공항세관은 2024년 11월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실시해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코모도왕도마뱀 등 외래생물 1865마리(시가 19억 원 상당)을 해외로부터 밀수한 일당 14명을 검거했다.
외래생물 밀수가 늘어나자 인천공항세관은 2024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인천공항세관은 특별단속기간 동안 외래생물 밀수 전과자들과 우범여행자에 대한 분석 및 동태 관찰을 하던 중 2024년 5월 태국에서 입국하는 밀수 운반책을 검거한뒤 공범을 추가적으로 붙잡고 외래생물을 압수했다.
압수한 외래생물의 종류는 도마뱀, 거북, 전갈 등 다양했으며 CITES 1급 코모도왕도마뱀, 에메랄드트리보아(뱀) 등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 외래생물도 포함됐다.
특히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대형 도마뱀으로 현재 전 세계 개체수 5000마리 이하로 추정되며 공식적으로 국내 수입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밀수 일당은 2022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2년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면서 외래생물을 운반책의 하의 속옷과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수십 회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태국 국제공항에서는 멸종위기 거북이 30마리를 몸에 숨겨 빼돌리려 했던 여성이 붙잡혔다. 대만 국적의 이 여성은 지난달 29일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출국장 검색 구역에서 야생동물 밀반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대만 타이베이행 항공편에 탑승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야생동물 단속반은 세관 및 환경범죄 수사대와 합동으로 탑승객을 점검하던 중 A씨의 수상한 행동을 포착했고, 정밀 검색을 통해 A씨 몸 곳곳에 숨겨진 인도별거북 30마리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공항 스캐너 탐지를 피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 주머니와 테이프를 이용해 거북이를 몸에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5년 미국 뉴저지 공항 교통안전국은 살아 있는 거북이를 바지 속에 숨긴 채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던 남성을 적발했다. 당시 뉴저지 공항 교통안전국 직원은 공항에서 신체 스캐너 경보가 울리자, 해당 남성을 몸수색해 바지 사타구니 부분에 숨긴 약 12cm 길이의 거북이를 찾아냈다. 이 남성은 해당 거북이가 애완동물로 인기 있는 종인 붉은귀거북이라고 밝혔지만 거북이가 본인의 반려동물인지, 왜 바지 속에 거북이를 숨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관세청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에 제출한 10년(2016∼2025년)간 국제적 멸종위기종 밀수단속 현황 자료를 보면 거북류가 32건으로 전체(101건)의 31.7% 수준이다. 애완동물로 거북이가 인기를 끌자 거북류가 단속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