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사상 최초로 8000포인트를 기록한 코스피가 장중 7400선까지 붕괴하며 급락장을 선보였다. 그동안 지수를 견인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급락했다. 코스피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코스피가 8000선을 뚫자 거래소는 8000돌파 기념 세리머니를 열 예정이었지만 이후 지수가 급락하며 축하 행사도 취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1%하락한 7493.18포인트에 마감했다. 6.1% 하락하며 전일 사상 최고치로 높은 종가(7981.41포인트)에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488.23포인트를 반납했다. 이날 오전 9시28분쯤 코스피가 8046.78포인트까지 올라갔던 것을 고려하면 15일 종가는 무려 553.6포인트를 반납한 셈이다. 코스피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특히 오후 1시28분쯤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5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8.61% 떨어진 27만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7.66% 급락해 181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코스피가 8000포인트를 넘겼을 때도 두 종목은 주가 오름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약보합 출발한 뒤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여줬다. 8000피 달성을 이끈 건 현대차와 LG전자 삼성전기 등이었다. 장 초반 현대차 8.01%, 삼성전기 9.57%, LG전자 14.75% 등이 급상승하며 8000피 돌파를 이끌었다. 다만 현대차 주가는 오전 78만원에 근접했으나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오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날 보다 주가가 1.69%하락했다.
오전 중 8000피를 돌파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8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세리머니를 오후 4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코스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날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축하 행사를 취소했다.
증권가는 과매수와 과열영역에 진입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현한 것이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월에만 전일 기준 각각 9%, 19% 급등하며 지수 신고가를 견인했는데 상승 속도가 가팔랐다”며 “결국 과매수와 과열 영역에 진입한 것이고 급하게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하게 오른 탓도 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거셌다는 점도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투자자는 5조2925억원, 기관투자자는 1조894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7조707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가 계속해서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현상이 눈에 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4월 중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은 21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순유출은 한국 증권 시장에서 빠져나간(매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들어온 자금(매수)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KB증권은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며 코스피가 급락했고 매도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며 “최근 대형주 중심의 단기 급등 과정에서 차익실현성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 역시 증시 변동성을 부추겼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해니티’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나는 더는 오래 참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협상해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여만에 환율이 장중 1500원을 재돌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 2시13분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500.2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4월 7일 이후 처음이다.
KB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 미국과 일본의 국채금리 상승,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재돌파하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