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계산대 앞에서 보라색 음료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익숙한 아메리카노와 라떼 사이로 낯선 보랏빛 메뉴가 자리 잡으면서, 커피 프랜차이즈의 여름 경쟁도 조금씩 색을 바꾸고 있다.
16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프랜차이즈(가맹점)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비알코올음료 가맹점 수는 3만4735개로 전년보다 7.7% 늘었다.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가운데 비중도 11.1%에 달했다. 매장이 늘어난 만큼,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눈에 띄는 신메뉴로 소비자를 붙잡아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더본코리아의 커피 브랜드 빽다방은 14일 우베 신메뉴 3종을 출시했다. 신메뉴는 우베 특유의 보랏빛 색감과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를 강조한 우베라떼, 생크림 우베라떼, 우베 아이스크림이다.
우베라떼는 우유와 우베를 조합한 음료로, 취향에 따라 소프트아이스크림이나 타피오카펄을 추가할 수 있다. 생크림 우베라떼는 크림 토핑을 더한 메뉴다. 크림과 음료를 섞어 마시면 한층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베 아이스크림은 매장별 운영 방식에 따라 소프트아이스크림 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형태로 제공된다.
우베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보라색 얌 계열 식재료다. 선명한 보랏빛과 은은한 단맛, 고소한 풍미가 특징으로, 최근 음료와 디저트 메뉴에서 차별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우베 신메뉴는 단순한 맛의 확장보다 ‘보이는 디저트’ 경쟁에 가깝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음료의 색감과 단면, 토핑 조합이 구매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라색 우베는 한눈에 구분되는 색을 갖고 있어 짧은 영상과 사진 콘텐츠에 잘 맞는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우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커피 메뉴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시장에서 계절감, 색감, 디저트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앞서 투썸플레이스는 우베 음료 3종과 떠먹는 우베 아박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도 우베 생크림빵과 라떼를 내놨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까지 우베 제품을 확대하면서 보랏빛 디저트 경쟁은 카페를 넘어 유통가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빽다방의 우베 출시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메뉴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가격 경쟁력이 기본이던 시장에서도 이제는 신메뉴 주기가 짧아지고, 소비자는 음료 한 잔에서 맛뿐 아니라 재미와 인증 요소까지 기대한다.
특히 우베라떼처럼 토핑을 추가할 수 있는 메뉴는 기본 음료를 디저트형 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한 잔의 가격대는 높아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료와 간식을 함께 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베는 색감 자체가 강해 신제품 인지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소재”라며 “커피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맛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메뉴 개발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