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집권당을 향해 ‘독립은 꿈도 꾸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 조야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習近平)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노선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매우 강력한 대국이고 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라며 “대만은 중국 본토로부터 59마일(약 95㎞) 떨어져 있고, 미국은 9500마일(약 1만5000㎞)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려 한다면 대만은 이를 막을 힘이 없고, 미국으로서도 대만을 도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만과 관련해 ‘현상 유지’를 선호하며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한 트럼프는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과 그 지도자인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을 겨냥해 ‘미국은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는 “(대만에서)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밀어주니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단호히 못박았다.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 동안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긴박한 상황이므로 대만에 있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대만인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장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극력 반대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무기 판매를) 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는데 그 또한 대만 정부로선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접근 방식을 버리고, 대중국 정책의 근간을 완전히 바꿨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렸다. NYT는 그러면서 시진핑이 트럼프 면전에서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중·미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는 말로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는데도 트럼프는 대만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시진핑은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도중 ‘투키디데스의 함정’도 거론했다. 이는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국제정치 이론이다. 물론 시진핑은 미·중의 공존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미국이 불안함을 느낄 만큼 중국은 충분히 강해졌다’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