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조의 창사 두 번째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은 한 몸, 한 가족”이라며 노조와 임직원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회사 내부 문제로 국민과 고객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는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면서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삼성을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고 채찍질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읽은 뒤 자리를 떠났으며, 사과 발언 도중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앞두고 일정을 변경해 이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메르스 사태, 2020년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 관련 사과 이후 세 번째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까지 파업 참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6000명을 넘었고, 노조는 최대 5만명이 참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중재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노조 지도부를 만난 데 이어 이날 삼성전자 사장단과 면담하고, 사측에도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노조는 사측 대표 교섭위원 교체와 성과급 제도화·상한 폐지 등 핵심 요구에 대한 입장 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