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재 사태를 두고 국민과 소비자를 향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동시에 노조와의 화합도 강조했다. 이 회장의 사과 후 노사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대로 교섭위원을 교체했고, 파업 이후 대화하겠다던 노조도 사측과 정부의 교섭재개 요청을 받아들였다. 총파업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극적인 타결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국민과 소비자를 향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말미에 “끝으로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드린다”며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고객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올린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은 뒤 자리를 떠났다.
사과의 발언을 할 때 세 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앞두고 일정을 변경해 급거 귀국한 것으로알려졌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최근까지 파업 참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6000명이 넘었으며 노조는 최대 5만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파업 날 연차를 쓴 인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의 사과 이후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노사간의 분위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단절됐던 대화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양측 다 강경한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측 요구대로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교체했다. 노조 역시 이에 응해 이날 추가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 대표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피플팀장으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이어 “안건은 아직 다 준비되지 않았다고 연락받았다”면서 “여명구 팀장이 내려오고 있고,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형로 부사장은 교섭 과정 이해를 위해 발언 없이 조정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수용했다고 최 위원장은 덧붙였다.
추가 대화를 진행한 뒤 18일부터 본격적인 교섭 재개에 나설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월요일(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재개 예정이다”며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전 10시경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님이 직접 조정에 참관하신다고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정부도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초기업노조 최 위원장과 직접 만나 사측에대한 요구 사항을 들은 이후 이날에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면담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양측의 의견 조율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