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마트 진열대에서 만났을 제품들이 이제는 러너들의 손과 가방 안으로 먼저 들어가고 있다. 실제 러닝 열풍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체육 참여율은 62.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올랐다. 특히 달리기·조깅·마라톤을 주로 참여하는 체육활동으로 꼽은 비율은 2024년 4.8%에서 2025년 7.7%로 뛰었다.
식품업계가 러닝 대회로 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건강 이미지를 내세운 제품을 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러너가 실제로 움직이고 마시고 먹는 순간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제품 광고보다 체험이 빠르고, 체험은 다시 브랜드 기억으로 남는다.
일동후디스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6 나는 솔로런’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 행사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 콘셉트를 결합한 10㎞ 러닝 대회로, 총 9000명이 참가했다.
일동후디스는 레이스 전 현장 부스와 코스 내 급수대에서 고함량 아미노산 에너지젤 ‘하이뮨 아미노포텐 파워젤’을 제공했다. 룰렛 이벤트와 인증샷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젊은 러너와의 접점을 넓혔다.
풀무원샘물은 지난 9~10일 강릉 경포호수광장에서 열린 ‘커피 빵빵런 2026’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 행사는 참가비 일부로 지역 베이커리 빵을 구매해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하는 지역 상생형 러닝 행사다.
풀무원샘물은 완주 기념품 키트에 자사 생수를 넣고 행사장 급수대도 운영했다. 현장 부스에서는 제품 생산 과정을 담은 굿즈를 제공하며 ‘물’이라는 기본 제품을 러닝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웅진식품도 가족형 러닝 행사에 뛰어들었다. 이온음료 브랜드 ‘이온더핏’은 10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서울 유아차 레이스 with 신한 20+뛰어요’ 공식 협찬사로 참여했다. 완주 기념품으로 ‘이온더핏 제로’를 제공하고 생수 브랜드 ‘가야g워터’도 함께 지원했다.
후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러닝 대회를 여는 식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hy는 오는 23일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hy 하루야채와 함께하는 하루런 마라톤 대회’를 연다. 하루런은 대표 브랜드 ‘하루야채’와 달리기를 결합한 건강 캠페인이다. 일일 채소 섭취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러닝 경험과 연결한 행사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도 지난 3일 부산 대저생태공원에서 ‘굽네 오븐런-부산’을 마쳤다. 5㎞ 코스 곳곳에는 굽네치킨 대표 메뉴를 테마로 한 체험 구간이 마련됐고, 브랜드관과 체험 공간도 운영됐다. 총 4000명 규모로 진행된 대회는 접수 시작 당일 매진됐다.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러닝 대회가 단순한 협찬 자리가 아니다. 건강, 수분 보충, 단백질, 에너지, 가벼운 식습관 같은 메시지를 소비자가 직접 몸으로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광고 문구보다 완주 직후 손에 쥔 생수 한 병, 출발 전 먹은 에너지젤 하나가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 대회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이라며 “최근 러닝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식품 브랜드도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체험형 마케팅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