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책임, 하도급 업체에 부당 전가…부당특약 설정한 케이알산업 등에 과징금 7억2900만원

하도급 업체에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의 부당특약을 설정한 종합건설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모두 7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종합건설업체인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이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 설정한 행위(하도급거래 공정화법 위반) 등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총 7억2900만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업체별로 과징금은 케이알산업에 2억5700만원, 다산건설엔지니어링에 3억1200만원, 엔씨건설에 1억6000만원이 부과됐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구체적으로 케이알산업은 2018년 7월1일부터 지난해 5월31일까지 29개 하도급업체에 41건의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계약서 안전관리 조항에 ‘재해발생 시 수급사업자가 이로 인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지며 제3자의 피해에 대해서도 수급사업자의 책임과 비용으로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부당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법에 따르면 원청은 하도급업체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역시 2022년 7월23일부터 2025년 7월22일까지 93개 하도급업체에게 311건의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계약서, 안전관리 약정서 등에 ‘상기 작업의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손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원사업자는 그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등 총 11개 조항의 부당한 거래 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30개 하도급업체에게 공사 착공 후 1~112일이 지난 후에 61건의 서면을 발급하거나 93개 하도급업체에게 대금 지급방법 및 지급기일이 누락된 불완전한 서면을 교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엔씨건설도 2023년 2월10일부터 2025년 7월18일까지 30개 하도급업체에 41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계약서에 ‘안전사고시 보상비 및 제경비 일체를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진다’ 등 3개 조항의 부당한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엔씨건설은 이와 함께 15건의 공사 관련해서는 14개 하도급업체에게 하도급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이 누락된 서면을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치는 산업재해가 빈발하고 있는 건설업종에서 원청이 하도급업체에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전가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가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직권조사에 따른 결과다.

 

공정위 이태휘 하도급조사과장은 “앞으로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면서 “이런 오랜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제재 뿐만 아니라 업계와 소통하며 사전 예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