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이 대한민국 외교의 중심 무대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으로 오래전부터 상징성을 지닌 이 도시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방한 일정의 일부로 찾아오면서, 안동은 전통문화의 성지를 넘어 한·일 관계 복원의 현장으로도 역사에 이름을 새기게 됐다.
◆ 이재명 대통령의 뿌리, 안동
경상북도 북부에 자리한 안동은 이재명 대통령이 태어난 도시다.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안동을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 집권 이후 안동은 정치적 상징성과 함께 관광·외교 면에서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역은 “고향 대통령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역 방문객 수는 취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수페스타에만 170만 명 이상 방문했다. 이 중 해외 관광객도 약 8만 명에 이른다.
이번 다카이치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안동시는 국제 외교 관광 도시로서의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17일 “세계유산 3개를 보유한 안동이 외교의 무대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외국 정상·귀빈들이 안동을 찾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 다카이치 총리 방한, 왜 안동인가?…한·일 외교의 상징적 선택
다카이치 총리의 방한 일정에 서울이 아닌 안동이 포함된 것은 외교적으로 이례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안동 방문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이어지는 문화 교류 일정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안동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 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서애 류성룡이 전쟁의 교훈을 담아 저술한 ‘징비록’이 탄생한 곳이기도 한 만큼, 일본 총리의 안동 방문은 과거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미래 협력을 지향하는 외교적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 세계가 인정한 안동의 문화유산…하회마을과 양동마을
다카이치 총리의 주요 방문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이다. 이 마을은 류씨 가문이 600년 가까이 세거해 온 씨족 마을로, 낙동강이 마을을 S자 형태로 감싸 도는 독특한 지형이 특징이다.
안동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며, 별신굿 탈놀이·하회탈 등 무형유산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하회탈은 국보 제121호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과장된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조형미는 한국 목각 예술의 정수로 손꼽힌다.
◆ 안동의 음식…헛제삿밥과 찜닭, 안동소주 등
안동은 독특한 음식 문화로도 유명하다.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제삿밥을 먹는다는 헛제삿밥은 나물·전·탕국이 어우러진 안동 고유의 향토음식이다. 간장게장, 식혜와 함께 안동식 한상차림은 한식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만찬에는 안동찜닭의 원형이 되는 요리이자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내왔던 닭요리인 ‘전계아’뿐 아니라 안동한우 갈비구이, 안동 쌀밥, 해물 신선로 등도 내놓는다.
만찬주로는 양국의 화합과 우정의 의미를 담아 안동 전통주인 태사주·안동소주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의 사케가 함께 오른다.
안동소주는 국내산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다. 750년 전통의 음식문화 유산으로 경북도와 안동시는 공동브랜드 개발, 품질 인증, 해외 마케팅 등으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동소주는 지역에서는 가정마다 그 양조 방법이 전해 내려와 손님 접대, 행사, 제사에 이용돼 왔으며 전통적인 제조방식에 의한 안동소주는 1987년 경북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받았다. 태사주는 지역 종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가양주에 대한 제조법을 통해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