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전작권은 정치적 결정 사항’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 논의와 관련, “군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전환을 위한) 조건이나 타이밍에 큰 차이가 없다. 양국 사이에 (전환 시기와 관련) 5∼10년 차이가 있는 게 아니고, (의견이) 근접해 있다”며 “기본적으론 정치적 결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를 둘러싸고 양국 군 당국 간 입장이 차이가 있더라도 한·미 군 통수권자인 양국 정상이 결심하면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위 실장은 “올해 하반기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만들 것이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면 (전환) 시점을 건의하게 돼 있다. 이후 시점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여기서 한·미 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군사적 사안인 전작권 전환을 정치적 사안으로 바꾸려는 징후는 최근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군 측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조건과 역량 충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군사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군사당국 간 견해의 불일치를 정부가 정무적 차원에서 해소하는 방법을 통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앞당기려 한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고자 한국군이 갖춰야 할 추가적인 능력은 군 전력과 조직, 교육훈련 등의 광범위한 사안이 포함된다. 이는 한·미 연합군이 유사시에 적용할 연합작전계획에 근거해서 구축된다. 이 같은 능력을 확보했거나, 확보할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정무적 차원의 논의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군사적 측면에서 양측 간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미국이 우리 측의 전작권 조기 전환에 공감하는 대신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한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를 요구할 경우 정부가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안보 관련 의제에 대해 “한·미 간 우라늄 농축 재처리 문제나 핵추진잠수함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