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재해 현장에 비상 식수로 주로 쓰이는 병입 수돗물(병에 담긴 수돗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올해 4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란 전쟁 영향으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탓에 생산단가가 2배 이상 늘어난 탓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병입 수돗물 관리 계획을 확정하면서 올해 병입 수돗물 생산량을 154만병으로 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2024년만 해도 168만병, 지난해엔 그보다 약 50%(85만병) 늘린 253만병을 생산했다. 계획 생산량이긴 하지만 한해 만에 39.1% 수준인 99만병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수공 측은 이에 대해 “국가적 에너지 위기 대응, 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 이행을 위해 대용량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개편한 게 생산량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이란 전쟁으로 페트병을 만드는 데 쓰는 나프타 가격이 급증하면서 투입 예산 대비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이전에 0.4L병 기준으로 173원하던 단가가 전쟁 이후 약 131% 올라 227원, 1.8L병은 310원에서 약 103% 인상한 630원이 된 것이다. 단가 급상승에 더해 올해 예산 자체가 줄어든 것도 생산량 감축에 영향을 줬다.
병입 수돗물 생산량 90% 안팎이 재난·재해 현장에 비상 식수로 쓰인다. 지난해 같은 경우 전체 생산량 중 87% 수준인 221만병이 비상 식수로 공급됐다. 수공 관계자는 “지난해는 강릉 가뭄, 경북 산불, 전국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발생으로 비상 식수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올해 같은 경우 예정 생산량 154만병 중 약 97% 수준인 150만병을 비상 식수 공급분으로 잡아놓은 상황이다.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면서 우리나라 또한 폭염·폭우 등 이상 기상 현상에 대비해야 한단 의견이 나오는 와중이다.
수공은 실제 재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병입 수돗물 생산량을 조정해 공급량을 조정할 수 있단 입장이다. 수공 관계자는 지난해도 계획상 200만병 생산량을 정했다가 예상치 못한 재해 등으로 실제 생산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대용량인 1.8L병 비중을 지난해(22%) 대비 46%까지 늘린 만큼 실제 공급하는 물의 양이 적지 않단 입장이다. 생산량 감축이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는 이점도 있다. 지난해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26t이었는데 올해는 계획대로 된다면 16t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