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에 기온이 30도를 넘는 더위가 찾아오며 역대 가장 이른 때에 온열질환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높은 기온에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며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도 덩달아 늘고 있어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청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한 첫날인 지난 15일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올해 첫 온열질환 관련 사망 사례다. 전국 응급실 감시 체계를 가동한 이래 가장 이른 사망 사례고, 지난해보다도 한 달 이상 빠르다.
사망자는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80대 남성이다. 사망 당일 서울지역 최고기온은 31.3도였다. 질병청은 15일부터 전국 516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과 함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해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감시 중이다. 감시 첫날인 15일 응급실을 방문한 온열질환자 수는 7명이며 이 중 추정 사망자가 1명 발생한 것이다. 이틀째인 16일엔 온열질환자가 19명 추가돼 누적 인원은 26명이 됐다. 추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온도가 높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은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 있어 폭염특보가 없을 때에도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때 이른 더위는 월요일인 18일에도 이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 대구는 34도까지 치솟겠다. 경북권 남부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오를 예정이다. 주 중반 들어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올라가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며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10곳이 참여하는 장관 감염증 표본 감시 결과, 올해 19주차(5월 3∼9일) 세균성 장관 감염증 환자는 225명으로, 15주차(152명) 대비 48%나 늘었다.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는 같은 기간 39명에서 73명으로 87.2%,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는 66명에서 91명으로 37.9% 증가했다. 특히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는 18주차에 39명까지 줄었다가 일주일 사이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여름철 마른기침 등의 증상으로 흔히 ‘여름감기’로 생각하기 쉬운 레지오넬라증 신고도 올해 들어 작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청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에서 레지오넬라증으로 신고된 환자는 모두 2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명)보다 56.3%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레지오넬라증 신고 환자는 599명으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온열질환은 기본적인 건강수칙만 잘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기온이 높은 날에는 무리한 야외활동을 피하고,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폭염 노출에 취약한 계층의 건강상태는 수시로 살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