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세월을 건너온 고려의 미소가 마침내 고향 품에 안겼다. 비록 원본은 아니지만, 수백년을 떠돌던 우리 문화유산의 기억과 정신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충남도는 17일 서산 부석사 경내에서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복원 불상 봉안식을 열고 복원 불상을 공개했다. 이번 봉안은 단순한 문화재 복제 차원을 넘어 고려 말 왜구 약탈로 일본으로 건너간 불상의 긴 여정과 10여년간 이어진 반환 논란, 한·일 간 문화 협력의 결실이다.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후기인 충숙왕 17년(1330년) 서주 부석사(현 서산 부석사) 불자들이 조성한 불상이다. 보권도인 계진을 비롯한 승속 32인이 발원에 참여했으며, 중생 구제와 후세 안녕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절제된 미소와 자비로운 눈빛,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조형미를 갖춘 고려 후기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복원사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졌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일본 간논지 측에 세 차례 공문을 보내고 직접 협의에 나서는 등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간논지 측은 그동안 “실제 반환 이전에는 복제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반환 이후 공식 복제 허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