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국가 핵심기술인 수소연료전지 제조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현대자동차 연구원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 중 관련 처벌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 이뤄진 범행은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 3600 앰플(약물이 든 용기)을 불법 유통한 인물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은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中 회사로부터 연봉 2배 조건 제안받고 이직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전 현대차 연구원 A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 중 ‘영업비밀 삭제·반환을 요구받고도 계속 보유했다’는 부분이 관련 처벌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 이뤄진 범행이므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전직 현대차 연구원인 A씨와 B씨, 동종업체 직원이던 C씨는 2016∼2018년 중국의 자동차 업체로 이직한 뒤 현대차에서 취득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스택(Stack) 제조 기술 정보를 누설하고 스택 핵심 부품인 전극막접합체(MEA) 정보 등을 부정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은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되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중요 구성품이다.
A씨는 중국 회사로부터 연봉 2배 조건을 제안받고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1, 2심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해 A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 징역 4년, C씨에겐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중국 회사에 수소연료전지 스택 양산설비 관련 자료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D사 직원 4명은 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3년8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죄질 나쁘다”… 1심과 같은 징역 3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재판장 황보승혁)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5월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에토미데이트 10㎖짜리 앰플 10개가 들어있는 박스 360개를 9000만원에 사들여 해당 약물 중독자에게 박스 358개를 1억2530만원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약국 개설자가 아니라면 의약품을 팔거나 판매 목적으로 취득해선 안 된다.
재판부는 “오·남용할 경우 자칫 호흡정지까지 일으킬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대량 유통했다”며 “마약류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포함해 전과도 다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나쁘다”고 질타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수면장애 치료 효과가 없음에도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수면제로 오남용되는 등 불법 유통 사례가 증가해 문제가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부터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전환해 관리하고 있다.
◆계엄해제안 가결 뒤에도 후속대책 논의 의혹
12·3 비상계엄 전후 군 수뇌부의 내란 가담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종합특검팀은 최근 김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실장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계엄 후속 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의 계엄 관여 의혹을 ‘1호 인지 사건’으로 규정하고 합참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벌이는 한편, 관련자들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종합특검팀은 안찬명 전 합참 작전부장을 지난 8일, 강동길 전 해군참모총장을 지난 15일 각각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특검팀은 이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계엄사령부 구성과 군 병력 운용 등에 관여했는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