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물 한잔이 위 망친다?”…전문가들이 먼저 지적한 건 ‘온도’였다

국민 10명 중 6명 수분 섭취기준 미달…아침 보충 중요
공복 물이 소화효소 망친다는 주장, 의학적 근거 약해
냉수 벌컥 마시는 습관, 위 예민한 사람에겐 부담될 수도

“아침 물 한잔이 위 망친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잔 자체보다 중요한 건 물의 온도와 마시는 속도다. 위가 예민한 사람은 냉수를 급하게 들이킬 때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게티이미지

이른 아침, 식탁 앞에서 물컵을 들었다가 스마트폰을 한 번 더 들여다본다. 화면에는 ‘공복에 물 마시면 위가 망가진다’는 문구가 떠 있다. 매일 별생각 없이 마시던 물 한잔인데도, 괜히 컵을 바로 들지 못하고 한 번 더 망설이게 된다.

 

실제론 물을 너무 많이 마셔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 몸에 필요한 만큼도 못 마시는 사람이 더 많다.

 

18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한국인 수분 섭취기준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분 섭취량은 2167.3mL였다.

 

전체 국민의 62%는 수분 섭취기준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생수만이 아니라 음식과 음료를 통해 섭취한 수분까지 포함한 ‘총수분’ 기준이다.

 

◆공복 물 한잔, 위장 무너지진 않는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아침 공복 물 유해론’이 퍼지고 있다. 빈속에 물을 마시면 위액이 희석돼 소화효소 기능이 떨어지고, 위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반 컵에서 한 컵 정도의 물이 위장 기능 전체를 흔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는 원래 강한 산성 환경을 유지하는 기관이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위산과 소화효소도 다시 분비된다. 기상 직후 마신 물 한잔 때문에 소화 과정 전체가 무너진다는 설명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자는 동안에는 수분 섭취가 끊긴다. 아침에 입안이 마르거나 소변 색이 평소보다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 일은 밤사이 부족했던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문제는 물 자체보다 마시는 방식이다.

 

◆진짜 변수는 ‘온도’와 ‘속도’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찬물을 빈속에 급하게 들이켜는 습관은 일부 사람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다.

 

평소 위식도역류질환,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온도 자극이나 빠른 섭취 속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속쓰림,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이 반복된다면 물을 끊기보다 먼저 물의 온도와 마시는 속도를 바꿔보는 게 현실적이다.

 

너무 뜨거운 물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뜨거운 음료를 급하게 마시면 입안과 식도에 자극이 될 수 있다. 결국 가장 무난한 방법은 체온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이다.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 습관은 밤사이 부족한 수분을 채우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는 것 자체가 위장을 망가뜨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밤사이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찬물을 한꺼번에 빠르게 들이키면 위가 예민한 사람은 속쓰림이나 메스꺼움 같은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며 “기상 직후에는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 습관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