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 정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북도지사 선거를 둘러싼 공천 논란과 김관영 전북지사의 무소속 출마 등이 맞물리며 호남 민심 변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광주·전라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57.2%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당시 71.5%보다 14.3%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13.3%에서 20.7%로 7.4%포인트 상승했고, 무당층 역시 3.1%에서 11.5%로 8.4%포인트 증가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이탈한 표심 일부가 국민의힘과 무당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한다.
전국 기준으로도 민주당 지지도는 45.8%로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33.5%로 2.6%포인트 상승하면서 양당 격차는 17.8%포인트에서 12.3%포인트로 좁혀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5.0%에서 39.8%로 5.2%포인트 하락했고, 대전·세종·충청에서도 53.2%에서 48.2%로 5.0%포인트 떨어졌다.
이념 성향별로는 민주당이 진보층에서 79.2%를 기록하며 오히려 결집 양상을 보였지만, 중도층은 47.0%로 2.6%포인트, 보수층은 18.8%로 4.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리얼미터는 이번 민주당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국민 배당금’ 발언에 따른 중도·보수층 이탈과 함께 호남 지역 공천 갈등 및 당내 분열 양상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호남에서는 최근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랐다.
전북에서는 ‘대리운전비 지급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공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을 망치고 있는 정청래 지도부의 공정치 못한 사천(私薦)에 대한 호남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선대위는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인들이 회초리를 들었는데도 당 지도부는 오기 어린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며 “전북에서도 성난 민심의 물줄기가 강물이 돼 출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청래 지도부가 내놓은 해법이라는 것은 수시로 전북을 찾아와 ‘민주당을 뽑아야 전북이 발전한다’는 식의 낡은 선거 전략뿐”이라며 “도민들의 자존심과 선택권을 무시한 채 정당 논리만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요동치는 민심은 갈수록 응집되고 분출될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권력 남용의 결정판인 전북 지역 공천 과정에 대해 사과하고 후보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에서는 경선 득표율 비공개와 자동응답(ARS) 투표 오류, 대리투표 및 명부 유출 의혹 등이 제기됐고,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 과정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공천 공정성과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지방선거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