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 베이징국제영화제에 이어 다음 달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도 ‘일본 영화 주간’ 행사가 무산됐다고 교도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에서 개막한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일본 감독이 3명이나 신작을 경쟁 부문에 진출시키며 약진 중인 일본 영화가 중국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냉랭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국제영화제(6월 13∼22일) 주최 측은 행사 중 하나인 일본 영화 주간이 올해는 개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화제 한 관계자는 “영화는 중국, 일본 국민이 서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인데 (무산돼)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개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영화 주간은 2006년 이래 중국 측과 중·일영화제실행위원회 공동 주최로 중국에서 거의 매년 열려왔다.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와 코로나19 대유행 때도 중단된 적은 없었다.
4월 베이징국제영화제와 이번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주간 행사가 보류된 것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둘러싸고 중·일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해당 국회 답변 이후 중국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짱구는 못말려’(‘크레용 신짱’의 한국 제목)를 비롯한 일본 영화의 현지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중국은 문화적으로도 대일 보복에 나서고 있다.
반면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일본 영화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모습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상자 속의 양’,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후카다 고지 감독의 ‘나기 노트’ 등 일본 작품이 3편이나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이다. 이 영화제에서 일본인 감독의 신작 3편이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25년 만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은 전했다.
특히 이번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일본이 ‘컨트리 오브 아너’로 선정돼 일본 영화와 콘텐츠에 관한 정보가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 바이어는 후지TV에 “프랑스와 유럽 관객은 일본 영화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본 영화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고,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이나 실사 영화에서 모두 그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