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김관영측 “마음은 민주당” 대구 출마 김부겸, 與 열세 감안 조국, 당 상징색 대신 흰색 활용 장동혁과 갈등 빚던 오세훈도 한때 빨간색 아닌 하얀색 입어
6·3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후보들의 복장도 또 하나의 선거 메시지가 되고 있다. 점퍼 색깔과 정장 착용 여부, 상징색을 피하거나 활용하는 방식마다 지역 민심과 당 정체성, 중도 확장 전략이 읽힌다는 평가다. 후보들이 입는 옷 하나에도 정치적 계산과 선거 전략이 담기는 셈이다.
‘대리기사비 지급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후 무소속으로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관영 후보는 지난 14일 선거등록 자리에 하늘색 점퍼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후 자신을 알리는 자리에서도 하늘색 점퍼를 즐겨 입고 나타난다. 김 후보는 이 지역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여론조사상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하늘색 점퍼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는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고 마음은 민주당이라는 걸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색깔 부분에 대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전에 확인절차도 거쳤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소속 정당의 점퍼를 선거 유불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입거나 입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무소속 후보들의 경우엔 해당 지역에서 유리한 정당의 색과 비슷한 점퍼를 입기도 한다.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지난 14일 전북 선관위에서 하늘색 점퍼차림으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지난 14일 대구 선관위에서 양복차림으로 후보 등록을 하는 모습. 전주·대구=연합뉴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와 정장 차림을 번갈아 가면서 입는다. 지난 14일 후보등록을 위해 대구선관위를 찾을 때는 정장차림이었지만, 앞서 출근길 시민 인사를 할 때는 파란색 점퍼를 입었다. 김 후보는 서문시장이나 경북고 체육대회 등을 방문할 때는 정장 차림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구에서 민주당세가 약한 대구의 정치 지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부겸 후보 측 관계자는 1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황에 따라 입는다. 예의를 차려야 할 때는 정장을 입고 당원들을 만날 때는 점퍼를 입는 식”이라며 “이미 대구에서 여러번 선거를 했는데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가 민주당 사람인 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했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당의 상징색인 ‘3색 블루’ 대신 흰색 점퍼를 입고 지역구를 누빈다. 중도 색채가 강한 흰색을 앞세우는 동시에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차별성을 띠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점퍼의 정치학’은 선거 시작 전부터 예고됐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한때 빨간색 점퍼를 입느냐, 하얀색 점퍼를 입느냐를 놓고 장동혁 대표 측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의 정체성과 외연 확장 전략이 맞물린 논쟁 성격이 짙었는데 오 후보는 최근에는 빨간색 조끼를 주로 입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필승대회에서 “빨간 옷을 입는 게 망설여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는 빨간색이다. 잘 입었죠?”라며 “빨간색 입고 한 번 이겨봅시다”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기온이 오르면서 후보들이 점퍼를 입고 자신을 알리는 모습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한 캠프 측 관계자는 “이제 더워서 점퍼를 입고 싶어도 못 입게 된다”며 “셔츠에 띠를 두르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