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9월7일 퇴임 예정인 이흥구 대법관(사법연수원 22기)의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3월 초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연수원 16기) 후임 제청이 100일 넘게 지연되는 가운데 대법관 두 명 몫의 후임 인선이 동시에 조율돼 같이 제청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은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법원 안팎으로부터 이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천거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법조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만 45세 이상이면 대법관으로 천거될 수 있다. 대법원은 천거 기간이 지난 뒤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의 명단과 함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이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대법원장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대상자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에게 추천위원회 회의 개최를 요청한다. 이후 추천위가 심사를 진행해 대법관 후보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후보자 3배수 이상을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한다.
대법원장은 이들 중 이 대법관 후임 1명을 정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 한다. 대법관 제청 권한은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게 관례다.
3월3일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이 청와대와 타협점을 찾아 두 대법관의 후임을 동시에 제청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꾸려진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1월21일 김민기(26기)·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 대법관 몫 후임을 제청하지 않으며 대법원은 3개월 넘게 ‘1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청와대가 진보 성향의 여성 법관인 김민기 고법판사를 1순위로 염두에 뒀으나 대법원 의견과 달라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법판사는 지난해 7월 이 대통령 몫으로 지명돼 임명된 오영준(23기) 헌법재판관의 배우자다.
법원 안팎에선 법원 재판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상황에서 부부가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직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법원은 22일부터 29일까지 대법관 추천위원회 비당연직 위원 중 변호사 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부인사(3인)에 대한 추천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