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직접 나선 박수근 중노위원장 “파업 않도록 최선” [삼성전자 2차 사후조정]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 안팎

李대통령에 직언 가능한 인물
결과따라 勞·政관계 재편 전망
전문가 “정치 쟁점화 가능성 커”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사후조정을 18일 재개하고 19일까지 이어가기로 하면서 조정 결과에 따라 이재명정부의 노·정 관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정치 쟁점화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날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를 주재한 박수근 중노위원장 노사 양측 요청으로 직접 중재에 나섰다. 노동계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이어서 노측뿐 아니라 사측도 박 위원장의 참석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오후 회의에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오후 5시쯤에는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조정안 초안이라도 나왔는지 묻는 말에 “아직 안 나왔다”며 “내일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이 마지막”이라며 “평행선”이라고 덧붙였다. 노사가 합의하면 사후조정 회의를 연장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19일 오후 7시까지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957년생인 그는 1990년대생 노조위원장과 1970년대생 사측 대표교섭위원들을 중재하는 키를 쥐게 됐다. 노사가 대화해 타협안을 도출하도록 유도한 뒤 결론에 이르지 못하면 박 위원장이 직접 중노위 차원의 조정안을 내게 된다. 

 

노사 협상이 결렬되고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때 연쇄 투쟁 효과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여타 기업의 하투(夏鬪) 영향에 대해 “결집의 명분은 주겠지만 그렇게 파괴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7월15일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직 투쟁이어서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파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조 파업 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게 되면 노조 투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정부가 무조건 조직 노동자들 요구를 받아주는 건 아니어서 무리한 요구, 권한의 남용에 대해 정부가 정색하고 대응한다는 시그널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카카오 본사 노사가 성과급 등 보상 체계 개편 갈등으로 이날 노동위 조정 절차에 돌입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과거 교섭 주제는 임금이나 복지에 국한했는데 올해부터는 화두가 ‘성과급’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쟁점화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야당에서는 정부가 너무 노동계 편을 들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야당이 공격을 세게 할수록 정부도 긴급조정권 등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노총과 이재명정부 간 정책 연대로 야당이 주도권을 가져오기 힘든 상황에서 (야당은) 이 기회를 활용하려 할 것”이라며 “지금은 정부도 함께 출구 전략 마련을 고민해야 하고, 정치적 악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노위의 두 번째 사후조정 회의는 최소 이틀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중노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한 뒤 이튿날인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사후조정을 한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별도 시한이 없어 논의가 길어지면 회의 종료 시간은 더 늦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