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최대 거주지’ 경기도, 전국 첫 자문위…‘난민 조례’ 이어 정책 물꼬

국내 난민 35% 거주…상담·긴급주거 등 체계적 지원책 논의
이달 ‘이민정책포럼’도 개최…지난해 ‘난민 보호 조례’가 뿌리
인권보장 3대 조례의 힘…협의기구 출범 및 포럼 연계로 실행

국내 난민의 35% 이상이 거주하는 경기도가 이들을 지역사회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포용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노총, 이주노조 등 조합원들이 지난해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강제노동 철폐,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전날 지방정부 최초의 관련 심의·자문기구인 ‘난민 지원 정책 자문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정책의 물꼬를 텄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생활 지원을 넘어 난민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책 틀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원회에는 도의원, 법률·학계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난민 당사자 등 10명의 위원이 참여해 첫 난민정책 기본계획 수립과 내년도 예산사업 발굴 등을 논의했다. 상담지원 체계 구축과 긴급 주거·의료·생계 지원, 행정지원 절차 다각화 방안 등이 탁자 위에 올랐다.

 

이번 기구 출범으로 도의 이민사회 통합정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원규 도 이민사회국장은 “국내 난민의 35.1%(1만6408명)가 안산·평택·화성·포천시 등에 몰린 만큼 이들의 고립과 빈곤을 막을 선제적 대응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도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이주민 인권보장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도는 앞서 지난달 20일 이주민 인권보장 정책을 전담할 ‘인종차별금지 및 인권보장 위원회’를 출범했다. 도의원과 이주민 등 15명으로 구성된 이 협의기구는 차별 사례 조사와 시정 권고, 피해자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등을 심의·자문하며 난민 자문위와 함께 도내 외국인 정책의 쌍두마차 역할을 맡게 된다.

경기도 인종차별금지 및 인권보장 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아울러 현장 중심의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19일 안산시 신안산에서 ‘이민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에는 난민 단체와 유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해 법무부의 이민정책 미래 전략을 바탕으로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보장 및 사회 통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처럼 촘촘하게 이어지는 도의 이민 행정 배경에는 지난해 도 안팎을 달궜던 조례 통과의 역사가 자리한다. 도는 지난해 9월 도의회에서 ‘난민 인권 보호와 기본생활 보장 조례’를 포함한 이른바 ‘이주민 인권보장 3대 조례’를 전국 최초로 통과시키며 제도적 초석을 놓았다.

 

당시 통과된 조례안들은 선언적 문구를 넘어 실질적 구제책과 지원 근거를 담았다. 핵심이 된 난민 보호 조례는 난민 신청자와 인도적 체류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해 주거·교육·의료·고용 등 생활 전반을 도가 책임질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긴급 생계비 지원이나 의료·심리 상담, 취업·창업 지원 등의 구체적 사업도 이 조례를 토대로 설계됐다. 

김대순 경기도 제2부지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열린 난민 지원정책 자문위원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 제공

해당 조례들은 여야의 정쟁을 넘어선 ‘협치’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난민 보호와 인종차별 금지 관련 조례는 더불어민주당 유호준 도의원이, 미등록 아동 지원 조례는 국민의힘 이인애 도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해 여야 합의로 의결을 끌어냈다.

 

민관추진단까지 가세해 현장의 목소리를 투영하면서 단순한 제도를 넘어 차별 없는 공존을 향한 사회적 약속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