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함에 매료… 거대 세계관 이제 시작”

할리우드 배우가 본 나홍진 작품세계

비칸데르 등 외계 생명체役
“팬·관객으로 흥미로운 경험
예측 불가능한 서사 놀라워”

나홍진 감독 신작 ‘호프’에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 외계 생명체 역할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영화계에 파동을 일으켰다. 패스벤더는 ‘셰임’, ‘노예 12년’, ‘스티브 잡스’ 등을 통해 동시대 최고 배우 반열에 오른 인물. 비칸데르는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이자 패스벤더의 아내. 러셀 역시 티모시 샬라메와 호흡을 맞춘 ‘본즈 앤 올’로 2022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신인배우상)을 받으며 급부상한 스타다.

18일 칸의 호텔 바리에르 르 마제스틱에서 한국 취재진과 공동 인터뷰에 나선 비칸데르와 러셀은 낯선 작업 방식을 경험한 소감을 털어놨다. 러셀은 “크리처 연기의 좋은 점은 맞고 틀린 게 없다는 것”이라며 “몸을 조금 이상하게 움직이거나 평소와 다른 움직임도 허용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유롭게 즐기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칸데르는 “보디슈트를 입고 얼굴 대부분을 덮는 장비를 착용한 채 연기해야 했다”며 “눈앞에 카메라가 있지만 없는 것처럼 무시하면서 상대 배우를 바라봐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영화 ‘호프’ 포토콜 행사에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테일러 러셀, 마이클 패스벤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AP연합

비칸데르는 “아시아 영화만이 가진 대담함과 용감함에 매료됐다”며 “서구 영화들은 아무리 뛰어나도 일정한 규칙 안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시아 영화들은 그 선을 과감하게 지워버린다. 나홍진 감독은 그런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감독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호프’에서는 나 감독이 자신이 사랑하는 장르들을 자유롭게 섞고 탐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팬이자 관객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패스벤더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영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예측 불가능함은 정말 드문 영화적 경험”이라고 말했다.

러셀은 ‘호프’의 의외의 매력으로 “유머”를 꼽았다. 그는 “인간들이 얼마나 무지하고 답답하고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지를 영화가 유머로 보여주는데, 그 부분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호프’는 후속편 가능성을 암시하며 끝난다. 비칸데르는 “나 감독은 이미 굉장히 거대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며 “이번 이야기는 더 큰 서사의 빙산의 일각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러셀 역시 “아직도 제 캐릭터는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라며 “기회가 된다면 이 세계관 속 더 큰 이야기를 계속 발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은 함께 작업해본 감독 중 가장 사람을 놀라게 하는 감독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 다시 한번 관객을 놀라게 할 준비가 된 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