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민원 등을 이유로 전국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이 제한되는 가운데 저체력 초등학생 비율이 지난 10년 동안 세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교육부의 전국 초등학교 학생건강체력평가(PAPS·팝스) 최근 10개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위권인 4·5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2015년 4.9%에서 2024년 15.1%로 3.1배 뛰었다. 가장 낮은 5등급 비율은 2015년 0.3%에서 2024년 1.5%까지 치솟았다. 학교와 동네에서 뛰놀 공간이 사라지고 학생들의 체력 수준이 낮아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부산 지역 초등학교 스포츠 활동 금지 현황’에 따르면, 축구·야구 등 구기 종목을 포함한 체육 활동을 금지한 서울지역 75개교 중 55개교(73%)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에 인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역시 스포츠 활동 금지 학교(106곳) 중 초품아에 해당하는 학교가 43곳(40.6%)이었다. 서울·부산에서 체육 활동을 제한한 초등학교의 절반 이상(54%)이 초품아 인근 학교인 셈이다. 안전한 통학 환경 때문에 높은 집값이 형성되는 초품아를 선호하면서도, 학교 체육 활동 소음에는 민원을 제기하는 건 모순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실제 학교 운동장이 닫히는 건 학부모·주민들 책임이 크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아이 다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우리 아이는 축구를 못 하는데 소외당한다’, ‘6학년만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등이 학부모의 주된 민원이었다.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는 학교 담장 밖 동네 주민 으름장도 한몫했다. 이런 ‘진상 민원’이 잇따르는데 정작 학교와 교사들은 소송, 악성 민원에 휘말릴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한다. 어른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독일은 2011년 거주지역 내에 있는 놀이터, 유치원 및 이와 유사한 시설에서 발생하는 아동소음을 소송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보육시설·유치원·공원 등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발소리 등을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규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최근 초등학교 운동장 사용 제한 논란을 “아동 건강권·성장권 침해”로 규정하고 교육당국과 입법부에 야외활동 보장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공간을 만들어주려면 아동소음 면책법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