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내 파운드리 등 적자에도 勞 “70%는 공통 배분” 使 “60%” 성과주의 훼손… 노노갈등 촉
“최승호 위원장 파업 불참자 협박” 일부 노조원, 노동부에 진정까지
삼성전자 노사가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최후의 담판에 돌입했지만 삼성전자 임직원들 내부에선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안에서 흑자를 낸 메모리 사업부와 적자 사업부 간 배분 비율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DS 부문 안에서 적자인 사업부들마저 반도체 호황이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성과급을 줄 경우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19일 다시 재개된 2차 사후조정에서 노사는 성과급 분배 방식을 두고 양쪽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규모에선 1차 사후조정 당시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안인 12% 수준으로 간극이 좁혀졌지만 재원을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가 진행 중인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스1
우선 같은 DS 부문 안에도 막대한 흑자를 내는 메모리 사업부와 적자에 허덕이는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공존한다. 재원을 부문 공통으로 묶을수록 적자 사업부도 비슷한 보상을 받고,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할수록 돈 번 곳이 더 가져가는 구조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삼아 70%를 전 사업부에 공통 배분하고, 나머지 30%만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입장이다. 과거 영업이익 50% 상한선 시절처럼 반도체 전 부문이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가져가는 구조를 되살려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게도 충분한 금액을 챙겨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반면 사측은 DS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설 경우 추가로 영업이익의 9∼10%를 재원으로 삼아 DS 부문 전체에 60%, 메모리 사업부에 40%를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사측 관계자는 “실적을 낸 메모리 사업부에 충분히 보상하는 것은 주주들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적자 사업부에 거액을 주기 위해 주주 배당이나 미래 투자 재원을 깎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 지도부가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챙기기 위해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 사업부와 공통조직에 불리한 분배안을 고집하면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전자의 오랜 성과주의 기조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사측 관계자는 “부문 공통 재원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흑자 사업부와 거의 동일한 성과급을 받게 돼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급 투쟁 및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일부 조합원이 최승호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가 절차를 무시해 파업을 결의하고 불참자에 대한 협박까지 했다면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진정인들은 최 위원장이 파업에 협조하지 않는 이들을 사측의 전환 배치나 해고 추진 시 우선 대상자로 정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노조법 위반인 동시에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반도체 부문인 DS에 대한 분배 비율을 자의적으로 정해 사측과 조율하는 동시에 완제품 부문인 DX에 대해선 안건 상정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정인들은 “현재 조합의 행태는 노조의 본질적 가치인 연대와 민주주의를 스스로 훼손하고 다수결이라는 허울 아래 소수 부문을 철저히 탄압하는 독재와 다름없다”며 “이런 치명적 위법을 안고 파업이 강행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노사 갈등과 대량 해고 등 심각한 사회적 파장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노조의 교섭 요구안 효력을 정지하고 단체교섭 등 후속 절차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