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노조의 총파업 개시를 앞두고 2차 사후조정에서 이틀째 협상을 이어가며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아래 한 발 물러선 요구안을 제시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2차 사후조정 협상을 재개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21일)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다만 상호 불신이 강했던 1차 사후조정을 비롯해 이전보다 한결 나아진 분위기에서 노사가 협상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 및 파업 위협에 부정적인 삼성전자 주주와 국민 여론, 이재명 대통령 등 정부의 압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과 등에 압박감을 느낀 노사가 상대방 요구를 일부 수용한 진전된 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과 무관치 않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해온 영업이익 15%를 영업이익 12∼13%와 주식 성과급으로 낮추고, 제도 지속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내놨다. 사측은 노조의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을 3년간 지속 후 재논의하고, 성과급 외 보너스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점심 휴게시간 후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노사 조정이 아닌 합의 가능성을 묻자 “(합의가) 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한두 가지 쟁점이 정리가 안 되고, 안 좁혀지고 있다. (노사가)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사 양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를 두고 견해차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박 위원장은 타협이 안 되면 중노위가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노사 양측을 압박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네 차례뿐이고, 2005년 항공사 파업 때가 마지막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조에 경고장을 날린 배경이다.
노동 3권 침해 논란은 물론 삼성전자 노조를 넘어 노동계 전체 반발이 예상되지만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경쟁력 저하 방지 등 국가 경제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전날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삼성전자 노조에 대규모 총파업이 골목상권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소공연은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의 파업은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도미노 타격을 입힐 것”이라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이 수많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경영난으로 직결되며, 대기업 주변 상권과 골목상권을 지탱하는 소상공인의 ‘매출 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상생(相生)이 실종된 노동운동은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면서 “파업을 무기로 경제를 볼모 잡을 때가 아니라 기업과 노동자, 소상공인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라며 삼성전자 노사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하라고 촉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파업이 가져올 파장을 모든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어제부터 마음과 몸가짐 하나까지 조심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조정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부디 온 국민이 바라는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