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브랜드들이 매장을 바꾸고 있다. 햄버거 한 끼를 파는 공간을 넘어, 일부러 시간을 내 들르는 장소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3억5100만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외식업 브랜드 수는 1만886개, 가맹점 수는 18만3714개로 늘었다. 브랜드는 많아졌고 소비자 선택지는 더 복잡해졌다. 비슷한 메뉴만으로는 오래 기억되기 어려워진 셈이다.
버거킹은 올가을 성수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 핵심 정체성인 ‘불맛(Flame-grilled)’을 공간 전체에서 보여주는 형태다.
전용 메뉴도 따로 운영한다. 단순히 기존 매장을 하나 더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버거킹이라는 브랜드를 공간으로 다시 보여주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최근 몇 년 사이 버거킹은 국내에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회사 측은 600개 매장과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성수동을 택한 이유도 분명하다. 새로운 브랜드 매장과 팝업스토어가 가장 빠르게 모이는 지역 중 하나라서다. SNS 사진 한 장이 곧 매장 홍보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도 강하다.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진출 초기 긴 대기줄 자체가 화제가 됐다. ‘얼마나 기다려서 먹었는지’가 SNS 콘텐츠처럼 퍼졌고, 매장 방문 자체가 소비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
쉐이크쉑 역시 한정 메뉴와 굿즈, 지역 특화 매장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햄버거 브랜드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려는 흐름이다.
맥도날드도 대형 DT 매장과 가족 단위 체류형 매장을 늘리며 공간 경쟁에 힘을 싣고 있다.
배달앱 안에서는 메뉴 사진이 비슷해 보여도,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분위기와 기억이 달라진다. 외식 브랜드들이 다시 매장에 돈을 쓰기 시작한 이유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장 수가 경쟁력이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오래 머물고 기억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성수동 플래그십 경쟁은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