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기다려’… 서울 첫 집 마련 4년 만에 최다

다주택자 매물 쏟아지자 30대 무주택자들 노원·강서 중저가 아파트 대거 매수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모습. 뉴스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4년여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 부족과 보증금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금 압박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자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4월 서울에서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전날 기준 73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1년 11월 7886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소유권 이전등기는 잔금을 치르고 6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하므로 4월 매수인 숫자는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 대출 규제 덜한 15억원 이하 중저가 지역에 매수세 집중

 

이 같은 현상은 세금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선호지역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외곽 지역 주택부터 매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매수세는 주로 대출 규제가 덜한 15억원 이하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쏠렸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6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 582명, 은평구 451명, 성북구 445명, 송파구 430명, 영등포구 426명 등 순이었다. 면적이 넓고 주택 자체가 많은 송파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하위권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시장이 전반적인 대출 규제로 묶여 있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낮다는 점도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한액을 축소했다.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 15억원 초과에서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으로 대출 한도가 줄었다. 반면 15억원 이하 주택은 종전 상한인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규제지역에서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은 40%로 낮아졌다. 하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인정비율은 여전히 70%까지 허용하고 있다.

 

◆ 내 집 마련 주도한 30대... 매수 우위 지역 가격도 가파른 상승

 

이번 생애 첫 주택 매수를 주도한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세부터 39세까지의 매수인이 4231명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하며 절반을 넘겼다. 뒤이어 40세부터 49세가 1275명으로 17.4%를 기록했다. 19세부터 29세는 11.1%, 50대는 570명으로 7.8%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의 불안정이 임차인들을 매매 시장으로 떠밀었다고 분석한다. 전세 매물이 줄고 보증금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대출 여력이 남아있는 무주택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입에 나섰다는 평가다.

 

생애 첫 매수가 집중된 중하위권 지역은 올해 들어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북구는 5월 둘째 주인 5월 11일쯤까지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5.37%를 기록했다. 강서구는 5.10%, 영등포구는 4.60%, 노원구는 3.90%를 기록하며 서울 평균 상승률인 3.10%를 크게 웃돌았다.